6일 오전 3시쯤 강원 속초항을 출항한 ‘창백호’(79t)는 홍게를 잡기 위해 3시간여 동해를 운항 중이었다. 오전 6시 34분쯤 속초 동쪽 18마일 해상에 이르렀을 때 배 앞부분 창고에서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김모(58) 선장은 즉시 속초어업정보통신국에 무전으로 신고한 뒤 12명의 선원이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전기가 끊겨 물 펌프도 말을 듣지 않아 소형 소화기로 불을 끄기 힘들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러나 10여 분 만에 해군 1함대 사령부 소속 ‘광명함’이 달려와 선원들을 모두 구조하고 바닷물을 이용해 1시간여 동안 진화작업을 벌여 오전 7시 57분쯤 화재를 진압했다. 창백호도 앞부분만 조금 불에 탔을 뿐 엔진 등 대부분은 피해를 입지 않아 운항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멀쩡했다. 당시 광명함은 20㎞쯤 떨어진 곳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전속력으로 달려 화재현장에 도착했다. 김 선장은 “화재가 발생한 창고 안에 밧줄과 가구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이 번지면 침몰할 뿐 아니라 선원들도 목숨을 건지기 어려웠는데, 해군 함정이 아주 빨리 와 조기 진압해준 덕분에 살았다”고 고마워했다. 광명함 함장 이병배(45·해사 49기) 중령은 “장병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압에 나서 선원들을 구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속초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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