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같이∼’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 봉∼’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토끼야 토끼야 산속의 토끼야’.
아동문학가 강소천(1915∼1963)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어렸을 때 불러봤던 노랫말이다. ‘스승의 은혜’ ‘유관순’의 노랫말도 썼고,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에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야’로 시작되는 우리말 가사를 붙인 주인공이다. 어떤 문인보다 한국인의 심성이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시인인 셈이다.
올해로 강소천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강소천 평전’이 나오고, 그의 작품집들이 예전 그대로의 형태로 출간된다. 일제 탄압이 극심하던 1939년에 강소천은 항일 동화인 ‘돌멩이’를 발표했다. 일제의 손아귀에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돌멩이가 외친다. ‘봄이다/나도 눈 뜨고 싶다/(중략) 아 갑갑하다/아아 갑갑하다/나는 돌멩이다.’ 강소천의 몇몇 작품은 꿈과 환상을 통한 치유의 문학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단편 동화 ‘꿈을 찍는 사진관’이 대표적이다. 주인공은 산속 사진관에서 북녘 고향에 두고 온 친구 순이를 만나는 꿈을 사진으로 찍는다. 인화된 사진 속 주인공은 스무 살 현재의 모습이지만, 순이는 함께 봄볕을 쬐던 열두 살의 옛 모습 그대로다.
강소천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 등을 거치며 호강이 뭔지도 알기 어려웠던 시대를 살다 갔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심성 함양과 행복을 위해 노래했다. ‘아동학대처벌 특례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더욱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어린이날, 잘못된 정치는 그들에게 공무원연금은 물론 막대한 국민연금 부담까지 무책임하게 떠넘기는 야합(野合)을 했다. 박근혜정부와 여야 정치권 책임이 무겁지만, 생전에 조금이라도 혜택을 더 받겠다는 생각에 이런 퇴행을 방치하는 이 시대 어른들 모두 죄인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국제시장 세대’는 내가 겪은 고생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평생 자신을 희생했고,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일궜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의 주역 세대는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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