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팡의 뒤쪽 유리창 밖이 환해져 있다. 아침이다. 어젯밤의 뜨겁고 격렬한 정사 흔적이 차츰 눈에 드러났고 냄새로도 풍겨왔다. 쉬팡의 머리칼이 이마 위에 헝클어져 있는 것도 그 증거다. 시트는 구겨진 채 흩어져 있는 데다 방에는 아직도 정액 냄새가 배어 있다. 서동수는 한동안 눈앞의 쉬팡을 응시했다. 쉬팡의 숨결이 닿으면서 옅은 알코올 냄새가 났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옆쪽 탁상시계를 보았다. 오전 7시 반이다. 이윽고 침대에서 일어난 서동수가 욕실에서 씻고 나왔을 때는 8시가 되어갈 무렵이다. 그사이에 쉬팡도 대충 옷을 차려입고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시선이 마주치자 수줍게 웃었다.
“쉬팡, 너 같은 미인을 안아서 영광이야.”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내가 너희 둘 화대를 주기로 총리께 약속했으니까 네 전화번호를 놓고 가.”
다가간 서동수가 쉬팡의 머리칼을 가볍게 쓸어 넘겼다.
“오늘 누가 너한테 연락해서 돈을 가져갈 테니까 말이야. 그런 돈은 직접 현찰로 받는 것이 낫단다.”
“그렇게 안 해주셔도 되는데요.”
쉬팡이 상기된 얼굴로 말하자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쉬팡,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거다. 네 역할이 컸고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고맙습니다.”
쉬팡이 옷을 입는 서동수의 뒤에서 거들며 말했다.
“전화번호 드릴 테니까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장관님.”
“당연하지.”
그때 탁자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으므로 서동수가 집어 들었다. 발신자를 모르는 번호였지만 서동수는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예, 서동수입니다.”
중국어로 대답했더니 곧 사내도 중국어로 말했다.
“장관 각하, 총리 비서 저우춘입니다. 총리께서 통화를 원하십니다.”
“좋습니다.”
그러자 곧 리커창의 목소리가 울렸다.
“미국 정부가 열흘 후에 신의주에서 중·미 정상회담을 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오바마가 올 것이고 우리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합니다.”
“잘되었군요.”
“대마도 문제로 동남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으니만치 미국도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지요.”
리커창의 목소리는 밝다.
“장관, 저는 먼저 베이징으로 돌아갑니다. 신의주에서 뵙지요.”
“예, 준비해 놓겠습니다.”
“우리가 한국 정부에도 이 사실을 알려주겠습니다. 미국은 일본에 알려주겠지요.”
통화를 끝낸 서동수가 핸드폰을 떼면서 쉬팡을 보았다.
“네가 복을 몰고 오는 여자 같다.”
“네?”
이쪽의 통화는 들은 터라 쉬팡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지만 얼굴에 웃음이 떠올라 있다. 서동수가 다가가 쉬팡의 허리를 감아 안고는 입술을 붙였다. 쉬팡이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더니 바로 입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아랫배를 딱 붙이면서 부드럽게 비벼대었다. 달콤하고 따뜻했다. 향기로운 냄새까지 난다. 중국 황제들은 이래서 단명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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