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자동차 산업은 기계공학과 더불어 전자·정보통신·센서·위성항법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 자동차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30여 년 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 온 벤츠는 2013년 최초로 도심 구간에서 100㎞의 자율주행에 성공했고, 2020년쯤 양산할 계획이다. 닛산도 2013년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연한 이후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2014년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이 아예 없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콘셉트 카 모델을 발표했는데 향후 2∼5년 내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본격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되면 운전시간을 여가와 업무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삶의 질과 생산성이 향상된다. 또 관련 산업 간 융·복합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가져올 가장 큰 혜택은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고령자·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가 크게 좋아진다는 점이다. 자동차 사고의 90%가 졸음운전, 전방 주시 태만 등 운전자 과실 때문이라고 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러한 인적 오류를 최소화해줄 것이다.
그러면 상용화(商用化)의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벤츠, 아우디, 닛산 등 해외 자동차 기업들은 조향과 가·감속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차간 거리 유지(ACCS), 차로 유지(LKAS), 긴급 자동 제동(AEBS) 등 핵심 기술은 상당 부분 개발을 완료했지만,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다음으로, 관련 법·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일정한 허가 요건을 충족하면 도로에서 시험운행을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정식 판매 및 운행을 법적으로 허용한 나라는 없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에 도로 시험운행 제도를 마련하고, 설치가 금지된 자율 조향장치를 시험·연구 단계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며, 시험운행용 보험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 도로 위에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밀 전자지도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오차 보정 기술, 실시간 교통 정보를 차량에 제공하는 도로면 레이더 등이 함께 구축돼야만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국토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지난 6일 3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0년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비록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출발은 다소 늦었으나 여러 주(州)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유럽연합(EU)에 비해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아 인프라 구축이 수월하고 신속한 정책 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범정부적인 제도 정비와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된다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먼저 대중화하고 양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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