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검찰청사行
다소 긴장된 표정 지어
8시쯤 자택 나올때는
카네이션 달고 있기도
洪, 혐의 전면부인
檢, 1억수수 정황 압박
밤 늦게까지 조사방침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사 옷을 벗은 지 20년 만인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이날 홍 지사를 밤늦게까지 조사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년 만에 검찰행= 성완종 리스트 인물 중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홍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수사팀 사무실이 마련돼 있는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했다. 청사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5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홍 지사는 포토라인을 가리키며 잠시 웃음을 비치긴 했지만, 포토라인에 서자 다소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에 오늘 소명하러 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측근을 통해)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회유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어 ‘모래시계 검사’ 시절과 비교한 현재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전날 하루 휴가를 내고 검찰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상경한 홍 지사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송파구 자택을 나섰다. 어버이날인 이날 홍 지사는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있었고, 시종 웃는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여유롭게 대답했다. 홍 지사는 변호인의 서초동 사무실에서 자료 검토 등을 하다가 출석 시간인 10시에 맞춰 검찰 청사로 나왔다. 가슴의 카네이션은 뗀 채였다. 1995년 10월 검사를 사직한 뒤 20년 만에 검찰 청사를 다시 찾게 된 것이다. 검사 시절 ‘6공 실세’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 등을 기소한 홍 지사는 검찰을 떠나면서 “부패한 정치권력과의 전쟁을 다시 한 번 벌여보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檢과 치열한 공방 예고= 홍 지사는 검찰에 출석한 뒤 문무일 수사팀장과 차를 한잔하고, 곧바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는 수사팀 소속 손영배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이 맡는다.
검찰은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토대로 2011년 6월 홍 지사가 1억 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은 “아내의 차를 타고 국회까지 가 의원회관에서 1억 원의 현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2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성 전 회장이 당 대표 당선이 유력했던 홍 지사에게 공천에 도움을 받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부사장 진술의 구체성, 당시 정황 등으로 봤을 때 돈이 전달됐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홍 지사는 금품 수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당시 일정표 등을 토대로 윤 전 부사장을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사는 검찰이 제시하는 윤 전 부사장의 진술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홍 지사 측은 증거 인멸 정황을 두고도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홍 지사의 측근인 김모(58) 씨를 한 차례 불러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한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김 씨는 검찰에서 “홍 지사의 지시를 받은 것은 없으며 평소 친분이 있는 윤 전 부사장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연락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지사가 회유와 관련된 행위를 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병 처리 문제는 조사가 끝난 뒤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정철순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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