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상대방 탓’부터 50대의 ‘혼전 원치 않았던 임신 탓’까지 연령대별로 이혼 사유가 다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가족법학회가 발행하는 ‘가족법연구’ 최신호에 실린 ‘연령대에 따른 재판이혼소송 중에 있는 부부의 이혼 원인에 관한 분석’에 따르면 이혼 사유는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민자·노현미·하쾌남 울산지법 가사조정위원은 2013년 울산지법에 접수된 이혼소송사건 중 초혼 부부에 해당하는 28건, 56명의 이혼소송 자료를 분석해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놨다.
분석 결과 20대의 이혼에서는 다른 연령층에서 나타나지 않는 ‘자신의 잘못 축소’ 항목이 두드러졌다.
정 위원 등은 “이 시기 부부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참고 극복하려는 마음이 있다”며 이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축소하고, 그로 인한 갈등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성을 보이다 이혼하게 된다고 밝혔다. 30대의 이혼에서는 ‘시댁과 처가에 대한 배려 부족’ 등 가족과 관련한 갈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부(처)증’ ‘성관계 거부’ ‘다른 여성과 비교’ 등 다른 연령층에 비해 성과 관련된 갈등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는 가정 폭력으로 인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20∼30대와 달리 ‘폭력을 정당화’ ‘폭력 행동의 심각성 인식 못 함’ 등과 같은 사유가 새롭게 등장했다. 정 위원 등은 “1960∼1970년대 출생한 세대의 가정 폭력에 대한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0대는 ‘결혼 당시 원치 않았던 임신’이 가장 많은 이혼 사유로 조사됐다. 이는 현재 50대가 결혼하는 시기에 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시각이 폐쇄적이었기 때문에 임신이라는 사건이 결혼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자, 50대 이혼 부부들이 오랜 기간 이혼을 미뤄 왔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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