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박문수 / 이기담 지음/옥당

우리에게 친숙한 ‘어사’ 박문수는 똑똑하고 정의롭고 반듯한 사람 정도지만,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광패(狂悖), 광인(狂人)과 같은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백성을 생각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울분이 터지면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모두 터트려버려야 하는 격한 성정을 가진 인물, 정해진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임금에게도 거리낌 없이 할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듣기만 해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보고 싶은, 필요한 인물이네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소설에서 그렇게 돌아왔다.

이기담의 장편소설 ‘나, 박문수’는 기존의 ‘어사 박문수’의 이미지를 벗고 ‘인간 박문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기록 속의 박문수를 재조명함으로써 백성을 사랑하는, 백성밖에 몰랐던, 강직하고 곧은 성품의 ‘백성 바보’였던 박문수를 그려낸다. 그래서 우리가 기다리는 시원한 캐릭터로 박문수를 소환한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중구조로 전개돼, 300년 전 백성들의 삶과 현대의 삶이 평행이론처럼 나타난다. 혼탁한 정쟁구도 속에서 애민 정신으로 무장한 박문수가 제시하는 민생철학을 보여준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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