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데이터선택요금제란
모든 요금제 구간에서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료로 제공되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서만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 KT의 ‘순모두다올레28’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 2만8000원에 망내(같은 이통사 가입자 간 통화) 무제한과 망외(다른 이통사 가입자 간 통화) 130분을 제공했으나,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선택요금제299’의 경우 기본료 2만9900원에 망내외를 무제한 제공한다. 망내 무제한이라는 점은 같지만 망외 130분의 제한도 없다. 대신 기본 제공 데이터는 차이가 있다. 순모두다올레28의 경우 750MB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지만 데이터선택요금제299의 경우 기본 제공 데이터가 300MB에 불과하다.
2 무엇이 달라지나
국내 이동통신 사용 패턴이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했다. 10년 전 이동통신 가입자의 음성통화와 데이터 사용은 8대 2였지만 현재 음성통화와 데이터 이용 비율은 4대 6으로 역전됐다.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이 요금에 비례해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하에서는 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음성통화 사용량은 많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가입자의 경우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무료 제공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도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데이터선택요금제의 등장으로 이 같은 낭비는 일정 부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3 왜 등장했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3개 가입국 중 한국의 가계 통신비가 가장 비싸다는 국가별 가계 통신비 통계를 내놓으며 논의가 시작됐다. 정치권, 시민단체, 정부 등에서 한국의 통신비가 비싸다고 비판하며 이통사를 압박, 대안 요금제의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정부와 이통사들이 수년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나온 요금제가 데이터선택요금제다. 가장 먼저 KT가 발표한 뒤 LG유플러스가 따라왔다. SK텔레콤도 조만간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4 소비자 반응은
KT의 데이터선택요금제는 일단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KT에 따르면 지난 8일 출시한 이 요금제는 출시 4일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확보했고 이 중 절반이 시장 소식에 민감한 30∼40대였다.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망내 무한 음성통화 서비스 ‘모두다올레’ 요금제가 3일 만에 5만8000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요금제에 쏠린 관심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또 데이터선택요금제가 출시된 뒤 첫 주말인 8∼9일 KT는 번호이동으로 433명의 가입자를 추가 확보했다.
5 정말 음성 무제한 무료인가
일반적인 경우 음성통화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상업적 이용으로 간주되는 경우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이 제한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1일 600분을 초과하는 음성통화를 월 3회 초과 발신 △월 음성통화량이 6000분을 초과 △음성통화 수신처가 월 1000회 선을 초과할 때 상업적 이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때 이통사는 가입 이동전화 회선에 혜택 중단을 통지하며 발송 제한, 정상 요금 부과(음성 1.8원/초, 영상통화 3.0원/초, 부가세 별도) 또는 월정액 기준 유사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6 요금제 바꿔야 하나
데이터 사용량은 적지만 음성통화량이 많은 사용자의 경우 바꾸는 것이 이득이다. 그동안 택배 기사 등 직업상 음성통화가 잦은 사용자는 데이터를 사용할 일은 별로 없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으나 데이터선택요금제로 그 같은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구간별로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다. 데이터선택요금제는 저가 요금제에 무료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대신 기본 제공 데이터를 확 줄였기 때문이다. 5만 원대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선택요금제가 ‘살짝’ 유리할 수 있다. 해당 구간에서 기존 요금제나 데이터선택요금제의 음성통화가 무료라는 점은 같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데이터선택요금제가 약 1GB 많다. 그러나 낮은 요금제로 바꿀 경우 ‘차액 반환금’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차액 반환금은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가입했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바꿀 경우 휴대전화 지원금 중 일부를 이통사에 반환해야 하는 제도다.
7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는 어떻게 되나
현재까지 데이터선택요금제를 내놓은 KT와 LG유플러스의 정책에 차이가 있다. KT 요금제의 경우 무제한 데이터 이용 구간에서는 mVoIP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다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라도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하고 데이터 속도제한(QoS·3∼5Mbps) 구간에 진입했을 경우 mVoIP 역시 속도가 제한된다. 음성통화처럼 매끄럽게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QoS 구간에서 mVoIP가 원천 제한된다.
mVoIP는 음성 네트워크 대신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통화하는 서비스로, 주로 비싼 음성 로밍 통화요금을 물지 않고 해외에 있는 가입자와 통화하기 위해 사용됐다. 이통사의 데이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운영한다.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보이스톡’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라도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뒤 데이터 속도제한 구간에 진입했을 경우 mVoIP 이용이 제한됐다.
8 알뜰폰 업체들 반응은
데이터선택요금제의 출시에 알뜰폰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데이터선택요금제는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무려 최근 5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이통사들의 잇따른 데이터선택요금제 출시로 위기를 맞은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도 저렴한 요금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을 이동통신사가 건드리면 알뜰폰 업계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가 작지만 수요는 무시할 수 없는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9 해외 이통사 데이터선택요금제 현황은
KT가 내놓은 데이터선택요금제는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상품이다. 2012년 미국에서는 버라이즌, AT&T가 각각 ‘셰어 에브리싱’과 ‘모바일 셰어’를 내놓은 바 있다. 월 40달러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2GB를 추가할 때 20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는 식이다. 이 밖에 최근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선언한 구글 역시 20달러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1GB당 10달러의 추가요금을 받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도 지난해 월 2700엔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2GB에 3500엔, 5GB에 5000엔, 8GB에 6700엔을 추가로 내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버라이즌, 구글 등 해외 사업자가 1GB당 데이터 요금을 구간에 따라 약 1만 원으로 설정한 것에 반해, KT의 데이터선택요금제는 5000원 이하로 설계돼 이보다는 저렴하다.
10 KT와 LG유플러스 요금제 차이는
현재까지 데이터선택요금제는 KT와 LG유플러스가 내놨다. 양사가 내놓은 요금제는 음성 무제한과 저가 요금제 기본 데이터 축소라는 큰 틀은 같다. 다만 LG유플러스가 한발 늦게 요금제를 출시한 만큼, 3만 원대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1000원 낮췄다. KT가 전월 데이터 이월과 다음 달 데이터 당겨쓰기가 가능한 ‘밀당’을 제공한다면, LG유플러스는 비디오 요금제 모든 구간에서 매일 1GB씩 한 달 30GB의 비디오(모바일 인터넷TV(IPTV), 유플릭스) 전용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도 차이다. KT가 5만 원 이상 요금제에서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 무료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유선 음성통화를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다.
임정환·이근평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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