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절반 금리로 중개
대출 성사 때만 수수료 받아
홈피에 접속 금액·신용 입력
적합한 상품 한눈에 비교 가능
직원 절반이 고령자 등 소외층
해마다 고용 인원도 늘려나가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미화원 최모(58·여) 씨는 남편을 잃고 홀로 딸을 30년째 키우고 있는 주부다. 연봉 1300만 원으로 월세 30만 원을 내고 나면 식비와 교통비만으로도 빠듯하지만 결혼하는 딸을 위해 대출을 결심했다. 정보가 부족했던 최 씨는 무가지 신문에 있는 대출광고를 보고 사채를 빌리기로 했다. 500만 원을 빌리려면 선이자 100만 원 외에도 매월 30만 원씩 이자를 내야 했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송에서 보고 한국이지론을 알게 됐고 전화 상담 끝에 500만 원을 연 7.6%로 대출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금리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주택담보 등 없이 신용만으로는 최 씨의 경우 제2금융권에서 연 8% 대출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 씨는 “악랄한 사채업자 돈을 쓸 뻔했는데 고맙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사정, 빠듯한 살림에 급전이 필요한 경우 금융 정보에 어두운 서민들은 빠르고 편하다는 이유로 불법 사금융의 덫에 빠지기 쉽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 이자가 0.3% 수준(연 100%)인데 마치 금리가 0.3%인 것처럼 현혹하는 경우도 많다.
이자가 낮은 줄 알고 빌렸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가정에 불화가 생기는 등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이지론은 이런 가운데 서민들이 믿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인도해주는 ‘금융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이나 사채를 쓸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주요 대상이다.
불법 사금융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5년 금융감독원이 주축이 돼 은행 9개사(국민, 농협, 스탠다드차타드, 신한, 우리, 하나, 대구, 부산, 전북), 저축은행 3개사(스타, SBI, HK), 여전사 2개사(롯데, 현대), 저축은행중앙회 등 총 19개 금융회사가 공동출자해 한국이지론을 설립했다. 주요 업무는 금융 약자가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제도권 대출상품을 이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 밖에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상담 업무, 금융교육사업,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소프트웨어 개발 업무 등도 하고 있다.
금리도 낮다. 대출 평균금리는 연 15% 수준으로, 대부업계 최고금리(연 34.9%)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일체의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다만 대출중개가 성사될 때에만 금융기관에서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법으로 정한 중개수수료의 최고한도는 대출금액의 5.0%이지만 한국이지론은 시중은행은 0.2%, 저축은행은 2∼3% 정도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평균 중개수수료는 1.4%다. 이에 대해 한국이지론 관계자는 “대출 시에 한국이지론을 통하면 보통 은행권은 1% 할인, 저축은행은 2∼3%, 캐피털사는 최고 9%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신청 과정도 매우 쉽다. 한국이지론이 운영하는 맞춤대출 정보사이트 ‘한눈에(www.haneye.co.kr)’에 접속해 대출 희망액과 본인의 신용도 등을 입력하면 CSS(신용평가시스템)에 연결된 70개 금융사들의 대출상품 중 가장 적합한 것이 안내된다. 금리와 대출조건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상환능력에 맞춰 직접 고르면 된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화로 ‘서민금융 컨설팅센터(1644-1110)’에 상담을 신청하면 된다.
금리가 낮고 신청이 쉬운 만큼 서민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평균 전화상담만 1000건 수준이다. 하루 평균 홈페이지 방문객이 5000명, 누적방문자는 현재까지 870만 명 수준이다.
한국이지론이 중개한 대출액수도 매년 증가하면서 2012년 283억 원, 2013년에 750억 원, 2014년에 1405억 원을 기록했다.
중개수수료가 싸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에게도 인기다. 금융사들이 자사 대출상품을 중개해 달라며 한국이지론에 먼저 요청할 정도다.
취약계층 고용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5년 3월 말 기준으로 총 직원 38명 중 고령자, 장기실업자 등 취약계층이 17명(44.7%)이다. 취약계층 직원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당시 6명이었지만 2011년 7명, 2012년 5명, 2013년 9명, 2014년 17명, 2015년 19명이다.
한국이지론의 성공은 객관적 수치 외에도 국민들의 반응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이지론을 통해 대출을 받은 한 서점 운영자는 매월 책을 선물로 보내고 있고, 이를 받은 직원은 자신의 부모가 직접 재배한 토마토를 감사의 의미로 보내며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고 있다. 어려운 형편의 노인이 대출을 받게 된 이후 시장에서 수제 과자를 사서 보냈을 때, 직원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과자를 나눠 먹기도 했다.
이처럼 저소득·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에 힘쓴 공로로 한국이지론은 2010년 사회적기업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이지론을 모른 채로 사금융의 덫에 빠지는 국민들이 많은 실정이다.
서정덕 홍보위원은 “사채에 빠질 수 있었던 서민들을 안전하게 인도한 금액이라는 생각에 매출이 높을수록 자랑스럽다”면서 “필요한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한국이지론이 떠오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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