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욕 도우며 北부모님 생각
받은 사랑만큼 보답해야죠”
탈북민들이 자신들보다 어려운 처지의 남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봉사단체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강동구에 사는 탈북자 10명은 뜻을 모아 지난 4월 16일 ‘되돌이사랑 봉사단’(사진)을 발족했다. ‘되돌이사랑 봉사단’이란 이름에는 탈북민들이 남한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단체는 지역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매달 두 차례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단원들은 발족한 당일 강동경찰서에서 개최했던 ‘어르신 건강한 봄나기 국수 나눔잔치’에 참여해 배식 봉사활동을 펼친 데 이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에도 강동구 성내동 안말어린이공원에서 저소득층 노인 600여 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봉사단은 앞으로 지역 내 복지관 등과 연계해 어르신들을 위한 청소와 목욕, 위로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봉사단 단장 역할은 김향순(여·70·가명) 씨가 맡고 있다. 그는 평소 “한국에 와서 고마운 분들로부터 지원만 받아와 언젠가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며 “앞으로 우리의 활동이 지역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고 말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소아과 의사였던 김 씨는 지난 2010년 남편(76)과 함께 탈북해 한국으로 왔다. 북한에 남은 가족을 데려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가사도우미나 간병인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모은 결과, 2011년에는 딸과 손자, 지난해엔 아들과도 상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남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탈북민 김영춘(여·70·가명) 씨도 “남한에 정착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앞으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답할 생각”이라며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지역사회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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