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사업에 엄청난 영향… 기부의 실패는 사업의 실패” 미국은 법률이나 정책과 연계해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모으는 일이 일반화돼 있다. 법률이나 정책을 직접 연계해 돈을 받으면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이 되지만, 법적 제재를 피해 정치인이 기업이나 이익단체의 돈을 받는다. 미국은 후원금을 한국보다 자유롭게 받을 수 있어 유명 정치인들이 ‘요금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한국 역시 미국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기업에 유리한 법안을 마련해 주는 대가로 자신의 아들이 해당 기업에서 급여를 받도록 강요한 혐의로 딘 스켈로스 뉴욕주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아들 애덤 스켈로스를 체포했다.

FBI는 스켈로스 원내대표가 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는 대신 아들 애덤이 이 회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수천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애덤은 이 부동산 업체 외에 다른 여러 회사를 대상으로 한 비공식 로비스트로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켈로스 부자의 사례는 수사기관에 적발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다. 정치인이 법안이나 정책의 입안, 처리 등을 매개로 정치자금을 받거나 관련 기업, 단체에 가족, 친지를 취업시키는 것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피터 스와이저가 쓴 ‘정치는 어떻게 속이는가’를 보면 생생한 사례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예를 들어 법안의 본회의 투표 일정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무선세금공정법’ 표결 전날 AT&T 등 통신회사로부터 4만 달러가 넘는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받았다. AT&T는 민주당 원내총무의 사촌을 로비스트 팀에 고용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정치자금이나 친척 고용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일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버트 허볼드 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는 “의회는 사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부의 실패는 곧 사업의 실패”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보렌 전 상원의원은 “이미 의회를 떠났지만 종종 손 큰 기부자들에게서 ‘갈취당했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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