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3조~4조 판매효과 넘어 전세계 판로개척 ‘교두보’ 확보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방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구매 의사를 한국 정부에 비공식 타진하는 등 한국 판매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록히드마틴 측의 행보는 16일 방한한 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 전문가들의 일정과는 별도 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드는 미 정부의 승인에 의한 해외군사판매(FMS) 제도가 적용되는 전략무기로, 사드 한반도 배치는 록히드마틴과 미 정부가 긴밀히 연관된 문제다.

4월 중순 이례적으로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회장이 방한해 한국 정부 주요인사들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 초 부사장급 2명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이 방한해 사드 구매 의사를 타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록히드마틴이 사드 판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세계시장 판로개척 등 사업의 활로를 위한 시험무대로 한국을 선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사드 관련 기술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드 2∼3개 포대의 한국 판매 시 약 3조∼4조 원대의 판매 효과에 한정되지 않고 전략적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사드 체계의 요격용 미사일 및 AN/TPY2 X-밴드 레이더의 한반도 배치는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드 체계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북한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감시·요격함과 동시에 미 태평양사령부 항공모함에 위협적인 중국의 둥펑(DF)-21D 대함탄도미사일 조기 경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은 한반도에 사드 3개 안팎의 포대 배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개 포대 이상이 돼야 북한의 노동·스커드 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반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을뿐더러 DF-21D 조기 감시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2, 3월 독일·미국 등을 각각 방문한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과 정의화 국회의장 등에게 북한 핵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설명하고, 사드 구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일 뉴욕타임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판 기사에서 록히드마틴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록히드마틴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사드 체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록히드마틴은 한국에서 진행할 사업으로 2021년까지 차세대 전투기(F-X) F-35 40대 도입 사업 8조5000억 원, KF-16 개량사업에 2조7000억 원, 차기 이지스 구축함 광개토-Ⅲ(Batch-Ⅱ)에 탑재할 이지스 전투체계 사업 1조5000억 원을 이미 확보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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