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5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홈페이지 캡처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5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홈페이지 캡처
스탠퍼드大 강연서 아베 비판“美 ‘中은 敵’이란 생각 버려야
中, 평화·인권 국제법 준수를”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5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에서 가진 ‘한국의 시각에서 바라본 동아시아의 지정학’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아베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역사는 가혹하고 한번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다’며 의기양양했지만 그의 언행은 오히려 무라야마(村山) 전 총리의 사과 등 한번 일어난 일이라도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일본 정부는 2차 대전 중에 끌려간 20여만 명의 한국인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특히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수정주의는 단호하게 규탄해야 한다”며 “어떤 현자가 이야기한 대로 만일 총으로 역사를 쏘면 역사는 거꾸로 대포를 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 외교부 관리가 평화, 인권, 국제법 준수를 중국의 목표라고 표방한 만큼 (미국이) 중국에 이런 원칙의 실천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긴장감이 높아지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 “중국이 부상하고 아베 총리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불신(strategic mistrust)이 점점 더 깊어지는 상황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미국의 전문가들이 동아시아의 상황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중국과 어떻게 대화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미국이 중국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제외시키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거리를 두는 것은 참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국내 정치가 대외 정책의 발목을 잡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TPP에서 제외시키고 AIIB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동아시아에 있어서 미·중 관계에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가능한 한 빨리 AIIB에 가입해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TPP에 초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전 대표는 “무역과 통상은 공동의 이익을 기반으로 하고 안보 동맹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며 “한·미 동맹이 바로 그런 동맹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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