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명콤비로 떠오른 최정원(왼쪽)과 아이비는 지난 17일 개막한 뮤지컬 ‘유린타운’에서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공연계 명콤비로 떠오른 최정원(왼쪽)과 아이비는 지난 17일 개막한 뮤지컬 ‘유린타운’에서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유린타운’으로 4번째 호흡… 명콤비 최정원·아이비, 서로를 말하다최정원 “연습 열심히하고 배려심 깊고 착한 아우라 느껴져 더 아껴”

아이비 “춤·노래·연기 셋다 되는 완전체… 뮤지컬 위해 태어난 여자 같아요”


“은혜(아이비의 본명)는 뮤지컬 그 자체예요. 연습도 열심히 하는데, 동료 배우들에 대한 배려심도 깊어요. 27년 동안 무대에 오른 선배로서, 정말로 뺏기고 싶지 않은 배우죠.”

“선배님(최정원)은 최고예요. 여신? 아니 그걸로는 모자라요. 춤, 노래, 연기 이렇게 셋 다 되는 분이 있나요? ‘완전체’예요.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여자 같아요.”

지난 17일 개막한 뮤지컬 ‘유린타운’으로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최정원(46)과 아이비(33). 띠동갑보다 한 살 더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막역한 분위기. ‘키스 미 케이트’(2010)를 시작으로 ‘시카고’(2012), ‘고스트’(2013∼2014)에 함께 출연했다. 공연계에서는 이미 두 사람을 ‘명품 콤비’라고 부른다. ‘유린타운’ 개막을 닷새 앞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함께 만났다.


멈췄나 싶었는데, 계속되는 찬사. “대사도 제일 먼저 외워 오고, 처음 해보는 성악 발성도 잘 해내고…. ‘아수미(아이비+조수미)’라고 불린다니까. 사는 것도 뮤지컬처럼 다이내믹해요. 먹을 땐 열심히 먹다가, 다이어트도 진짜 열심히 한다니까, 하하.”

아이비도 지지 않는다. 그는 “정말 지금 옆에 계셔서가 아니고요”를 수차례 반복했다.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잠시 잊어요. 그런데 얼마 전 선배님이 출연하신 ‘아가사’를 보러 갔는데, 다시 한번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죠.”

이 콤비가 특별한 건 단순히 여러 작품을 함께해서가 아니다. 뮤지컬계에서 그런 일은 흔하다. 그보다 최정원이라는 국내 대표 뮤지컬 여배우의 역할을 아이비가 이어가는 모양새라서다. 아이비의 데뷔작인 ‘키스 미 케이트’의 비앙카 역과 ‘시카고’의 록시 역 모두 최정원이 오랫동안 전담하다시피 했던 역할이다. 최정원은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며 “아이비의 연기를 보면서 ‘나는 왜 예전에 저런 생각을 못했지?’ 하기도 하고, ‘아, 이런 건 좀 알려 줘야지’ 하는 것도 있다. 가능하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스스로 깨닫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두 주인공을 아이비에게 물려준 최정원은 대신, 릴리 바네시(키스 미 케이트)와 벨마(시카고)역을 맡아 함께 연기했다.

무엇보다 최정원이 아이비를 아끼는 이유는 ‘착한 아우라’ 때문이라고. “20년 넘게 무대에 서 보니 요즘엔 보여요. 배우 이전에 어떤 사람인가. ‘오늘 내가 제일 잘할 거야’라고 욕심 부리기보다 ‘다 같이 잘해야지’라며 조화를 맞추는 것. 본래 심성이 고운 데다 실력까지 잘 갖춘 배우의 연기를 보면 저 혼자 감동해서 막 엉엉 울어요. 아이비도 그런 배우 중 한 사람이죠.”

아이비 역시 뮤지컬이 ‘함께’ 잘해야 하는 장르라서 더욱 매력을 느낀다고. 그는 “순위 프로그램처럼 1등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한 명이라도 아프거나 하면 전체 극이 흔들리기 때문에 서로 챙기고 아껴 줘야 한다. 그게 내 삶에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출연료보다 제작사와 작품성을 중요하게 여겨요. 대본이 들어오면 먼저 선배님께 여쭤 보고요.”

두 사람은 ‘유린타운’에서 각각 호프 클로드웰(아이비)과 페니 와이즈(최정원)로 분한 후, 여름 끝에 ‘시카고’ 앙코르 공연에 돌입한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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