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이 허울뿐인 것으로 빗나갈 우려가 더 커졌다. 지난 2일로 활동이 종료된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여야 간사가 오는 20일 재협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당·정·청(黨政靑)부터 사실상 개혁의 시늉만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집권세력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최경환 경제 부총리, 이병기 청와대비서실장 등은 지난 15일 회동 직후 “여야의 2일 합의문을 존중하며,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은 국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는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은 추후 논의를 약속하는 한편, 4월국회에서 무산됐던 여야 야합안(野合案) 관철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나온 최선의 안으로, 특히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전원 합의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노조에 휘둘리고, 이들을 대변하는 야당에 끌려간 안으로는 의미가 깊다’는 것의 다른 표현으로 들릴 뿐이다.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적자 규모가 공무원연금 수령자들에게 지급하는 연금액을 동결하는 5년 동안 2조 원대 감소에 그치고, 2021년에는 3조 원, 2024년 5조 원, 2027년 7조 원, 2029년 8조 원 등으로 다시 급증하게 하면서 ‘개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근본 이유’에 대해 지난 4일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재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여야 합의안은) 개혁 폭과 속도가 국민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를 공허한 수사(修辭)로 돌려선 안 된다. 당·정·청 모두 5월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릴 오는 28일까지라도 반드시 명실상부한 개혁을 이뤄내는 것이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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