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육군 제52사단 예비군 사격 훈련장에서 발생한 예비군 최 모 씨의 무차별 총격으로 모두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국방부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1사로 1조교 운용’ ‘조교 통제하 안전고리 운용’ ‘우발상황 조치능력 구비’ 등을 우선 조치한 데 이어, 16일에는 ‘예비군 사격훈련 안전대책 확보방안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어 안전한 예비군 훈련 환경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 마련에 나선 것이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크게 2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전 조치와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의 지속성 여부다. 안전 조치 미흡 분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3발로 영점사격을 한 후 6발로 측정사격을 해야 함에도 탄창을 바꾸는 수고로움과 시간 부족을 이유로 10발들이 탄창을 지급한 점, 20개 사로에서 사격을 하면 적어도 20명의 통제 요원이 있어야 하는데 통제 요원이 교관 3명과 병사 6명뿐이었다는 점, 그리고 사격용 소총을 사수가 사격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안전고리를 걸어두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이 3가지 모두 육군 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육군 규정에는 사격장의 규격, 사격장의 통제 방법, 사격장의 안전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개략적으로 적시돼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각 부대는 육군 규정을 자기 부대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군은 이런 지적들을 겸허하게 수용해 잘못된 부분은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육군 규정을 더 엄격하게 만들거나 각 부대의 실정에 맞도록 규정과 시설을 개·보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지적들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동원 예비군들은 현역 시절에 사격을 해본 경험이 많다. 이런 예비군들이 사격 훈련을 하는데 신병 훈련하듯이 1 대 1의 통제 요원이 필요한가? 또, 풍부한 사격 경험을 가지고 있는 예비군인데도 총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안전고리를 꼭 채워 둬야 하는가? 이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예비군을 잠재적 범인으로 본다는 것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가 예비군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건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번 사건의 범인이 현역 시절에 몇 번에 걸쳐 부대와 보직을 옮길 정도로 B급 관심사병이었는데 왜 예비군 제도에서는 관리가 되지 않아 이런 사고(事故)를 내게 했느냐 하는 게 핵심이다. 범인의 현역 복무 행적이 예비군 부대로 이관됐더라면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론도 많다. 이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군 전역 후에도 이들을 ‘관심예비군’으로 관리한다면 이는 낙인 효과와 다를 바가 없다. 관심예비군을 잠재적 문제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도 법률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천만 폭탄으로 수령을 결사옹위하자’. 이는 북한의 구호다. 북한 정규군 120만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예비병력이다. 그러나 한국의 예비병력은 310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2박3일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 예비군 한명 한명이 정예요원이 돼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적 보완, 법률적 검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면서, 예비군 스스로도 훈련에 임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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