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감소해 투자 줄이면 네트워크 고도화 등 늦어져… 전체 ICT 경쟁력 약화 우려
업계 “요금인하 목적이라면 차라리 알뜰폰 활성화 하라”
이동통신 시장은 제주 바람과 같다. 실체는 있으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대비가 난망(難望)이다. 그래서 이통시장은 항상 준전시(準戰時)며 이에 대한 점검은 ‘긴급’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이통시장에는 또 한 차례 바람이 불고 있다. 제4이통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으며, 마지막 황금 주파수라는 700㎒ 대역을 놓고 이통사와 지상파 방송사 간 힘겨루기도 격화되고 있다. 그 와중에 등장한 데이터선택(중심)요금제는 이통시장의 요금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이 없듯 해당 사안들에도 중립은 없다. 가부에 따라 관계자들의 이해가 엇갈린다. 그러나 중심은 있다. 이동통신 사용자들이다. 문화일보는 사용자들을 중심에 두고 각 사안을 3회에 걸쳐 조망한다.
최근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됐다는 점에서 제4이통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다른 나라는 신규 이통사업자 진입보다는 기존 사업자들의 인수·합병이 빈번하게 나타나 글로벌 시장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진입해 매출 둔화 및 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투자 재원이 되는 영업이익은 2010년 대비 2014년에 42% 수준으로 줄었다. 투자 재원은 이통사가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5세대(5G) 등 네트워크 고도화에 사용하는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면 네트워크 고도화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네트워크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연결되는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 콘텐츠, 플랫폼, 디바이스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사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LTE-A나 3밴드(Band) LTE-A 등 앞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국내 우수한 네트워크 환경에 힘입은 바 크다. 네트워크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하는 디바이스를 생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우수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해외에서는 신규 사업자를 허용하기보다 기존 사업자들의 합병을 추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영국은 2010년 5개 이통사업자 중 오렌지와 T모바일이 합병해 4개 사업자 체제로 바뀐 데 이어 조만간 다시 3개 사업자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일본도 5개 이통사 체제에서 지난해 4개 이통사로 전환된 뒤 올해 4월 소프트뱅크가 E모바일을 합병, 3개 이통사 체제가 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경쟁 심화를 통한 요금 인하가 목적이라면 기존 알뜰폰 업체들을 활성화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외국 사례를 보면 신규 이통사의 시장 진입 시 기존 알뜰폰 업체들이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 알뜰폰 활성화 차원에서도 제4이통은 득보다 실이 많다. 실제 정부가 제4이통 성공사례로 평가하는 프랑스의 경우, 알뜰폰은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 왔으나 제4이통 진입 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6차례나 제4이통 선정이 불발된 것은 재정능력이 있는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재원이 부족하면 투자를 하지 못해 네트워크 고도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4이통이 등장해 기존 사업자의 영업이익을 깎아 먹을 경우 기존 사업자들도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전체 시장의 네트워크 고도화를 늦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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