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亞 4개국 588개 스크린
CJ 한·베트남 합작 드라마 인기
한·중 합작 영화 1000만 돌파도


‘황금시장’으로 불리는 아시아 대중문화 시장은 미국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거대 문화기업 간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안에 한국이 이 시장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판가름이 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여러 방안 중 시장을 선도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현지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CJ다. CJ는 기획력과 제작, 마케팅 노하우 등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를 현지에 이식하며 현지화된 콘텐츠의 맞춤 제작을 통해 현지인의 정서를 사로잡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globalization과 localization의 합성어) 전략을 펴고 있다. 현지에 플랫폼을 깔고, CJ그룹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CGV와 콘텐츠를 담당하는 CJ E&M이 이 전략의 첨병이다.

CGV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 4개국에 총 81개 극장, 588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미얀마에서는 각각 점유율 1위고 인도네시아에서는 2위, 중국에서는 9위에 랭크됐다. 특히 아직 영화 시장이 초기 단계인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는 극장과 더불어 투자, 제작, 배급, 공유가치창출(CSV) 차원의 인력양성 등 영화 가치사슬 전반을 운용하면서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CJ E&M도 동남아와 동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중국과 베트남을 선택하고,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화된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베트남 국영방송 VTV와 드라마 공동제작 협약을 맺었고, 2014년 10월에는 VTV와 콘텐츠 제작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 E&M은 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 방송 콘텐츠 제작 회사를 세우고 드라마·예능프로그램 등을 제작, VTV 채널을 통해 베트남 전역에 방송할 계획이다. 이미 첫 합작드라마 ‘오늘도 청춘’(Forever Young·36부작)이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또 베트남과의 합작영화 ‘마이가 결정할게 2’도 큰 성공을 거뒀다.

중국에서도 영화 합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3년 개봉한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이 역대 중국 멜로영화 흥행성적 8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개봉한 ‘20세여 다시 한번’(사진)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도 장윤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평안도’를 개봉할 예정이다. 서현동 CJ E&M 글로벌사업본부 상무는 “그동안 뚝심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해 이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현지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한 콘텐츠 공동 제작은 적극적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부로, 현지화된 한류 콘텐츠를 통해 문화산업을 안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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