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 업계 대부인 섬너 레드스톤 바이어컴 회장은 ‘콘텐츠가 왕’이라는 철학 아래 세계 3대 미디어 왕국을 건설했다. 부친으로부터 자동차 극장을 물려받아 사업을 시작한 그는 1961년 세계 최초 멀티플렉스 극장인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개관했다. 이후 케이블 방송사(MSO)인 바이어컴을 인수,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케이블 음악전문 방송 MTV를 비롯해 영화사 파라마운트, 방송사 CBS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일부 주주들은 과감한 투자에 반대했으나, 레드스톤 회장은 자신의 철학과 문화산업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투자를 밀어붙이며 바이어컴을 글로벌 문화그룹으로 키웠다.
또 호주의 작은 지방신문에서 출발한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사진) 회장도 ‘콘텐츠 없는 미디어는 빈 그릇’이라는 확고한 지론을 가지고 과감히 투자해 미국 본토에서 글로벌 거대 문화그룹을 일궈냈다. ‘외국인은 공중파 네트워크 사업 지분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제가 앞을 가로막았지만 머독 회장은 5개월 만에 미국 시민권을 딴 후 방송사업에 진출했다. 이 같은 머독 회장의 의지가 후발주자인 폭스TV를 지상파 2위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반면 전문경영인을 통해 소극적으로 사업을 펼친 소니는 할리우드에서 플랫폼 전략 없이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하다 실패를 맛봤으며 ‘20세기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잭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문화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제조업의 효율성만 추구하다 미국 전통 1위 방송 NBC를 업계 꼴찌로 추락시켰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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