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대칭전력 위협 우려…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 강조 “사드 배치, 아직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한·미 함께 논의”
양국 물밑 논의 진행 중임 시사

中반대·한국내 정치성 감안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와 관련, 한·미 당국의 구상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는 양국 정부가 군사적·정치적 요인을 감안해 각각 개별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사드 배치의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미국 측의 판단이 정리되면 공식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8일 주한미군기지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처음 언급한 뒤 19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처음으로 로드맵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사드 논의 및 배치의 적절한 시점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현재 사드 무기체계의 조합 방식이나 부지 선정, 비용 문제 등 군사적 요인뿐 아니라 중국의 반발, 한국 내 여론 추이 등 정치적 반응까지 감안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 작업이 정리되는 대로 미국은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이날 극동포럼 주최로 열린 공개 강연에서 북한의 비대칭 전력 위협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미 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특히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새로운 전력 자산 도입 등을 통한 한·미 동맹의 변화’를 언급한 대목은 사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 위협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뒤 4가지 우선순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 같은 구상을 드러냈다.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거론하면서다. 4가지 우선순위는 △한·미 동맹 강화 △정전협정·전투태세 유지 및 적대행위 억제·격퇴 △한·미 동맹 변화 △전력 유지 및 유엔군사령부의 결속력 강화 등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강연이 끝난 뒤 케리 장관이 주한미군 장병 앞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화일보 기자의 질문에 “결국(eventually)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아직은 아니지만 사드 배치는 미래의 어떤 지점에서 한·미가 함께 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방부의 부인에도 불구, 록히드마틴 부사장 2명을 포함한 7명의 고위 관계자들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사드 구매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미사일 전문가 일행 역시 사드의 부지 선정 점검 등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정치적 문제로 비화한 사드 문제에 비공개적으로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확신에 찬 어조로 볼 때 물밑에서 실무적 논의가 급진전되면 상호 조율 및 협상 과정을 거쳐 공식 협상 및 공론화가 조만간 가시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관련기사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