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中관료 사드 오해”… 김장수 “中 우려할 일 아냐” 자신들에 대한 위협만 강조
정작 北위협은 과소평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시사한 가운데, 중국의 사드 반대 논리에는 허점이 많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사드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모르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장수 주중 대사가 최근 사드에 대해 “중국이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중국 학자는 여전히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한·중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줄 것”이라는 경고를 되풀이하고 있다.

19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의 미사일 요격 가능성 △AN/TPY-2 레이더를 통한 대중 공격자산 감시 등 크게 2가지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의 미사일 기지 동향이 24시간 미군 감시체제에 노출되고, 한·미·일 3국의 중국 미사일 요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억지력이 크게 약화된다는 논리다. 한·미가 주장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과장됐다는 것이 중국 측 주장이다. 정지융(鄭繼永) 중국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최근 JPI 피스넷 기고문에서 “북한에 핵무기는 자신의 가치를 증대하는 수단일 뿐 아직 실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능력과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논리는 상당히 허술하다. 고위 관료 출신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만난 중국 관료와 전문가들이 사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을 겨냥한 중국 미사일 궤도는 한반도 상공을 지나지 않으며, 중국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고도는 사드 미사일 고도보다 높아 요격이 불가능하다. 레이더 역시 북한을 감시하는 만큼 북쪽으로 방향이 고정돼 있고 레이더의 감지 능력도 위성보다 수준이 낮다는 게 정부·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사무소장도 “AN/TPY-2 레이더가 대만·일본에 이미 구축돼 있는데, 한국에 도입되는 레이더가 미국의 대중 감시용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장수 대사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김 대사는 지난 12일 홍콩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자체의 무기가 문제가 아니며, 레이더도 일정한 사거리와 고도제한이 있는 데다 요격에 필요한 레이더 빔만 발사하게 돼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우려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대가 대중 봉쇄 성격이 강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반발이자, 향후 중국의 해양으로의 진출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 성격이 강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가 대(對)중국 설득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중국 인사들이 사드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정무적 차원에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중국에 차분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정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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