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7∼18일 방한 기간에 미·일 동맹 강화와 관련된 한국의 의구심 불식, 다음 달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애매한 방미’ 조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필요성 언급 등 여러 측면의 외교·안보적 행보를 했다. 특히 “국제사회는 북한의 여러 악행에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실험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 강화론은 시의적절하다.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SLBM 도발이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군비 경쟁의 또 다른 불씨가 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방한에 앞서 중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중국이 아주 구체적으로 대북 압박을 위해 추가적 조치를 취한 것이 사실이며, 상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무역 및 국경 관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김정은의 방문 취소, 친(親)러 인사로 분류되는 현영철 처형으로 북한에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17일 유엔 193개 회원국 중 81%인 158개국이 이행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바꿔 대북 제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앞장서야 할 책임이 한·미(韓美) 양국에 있다. 이란 핵에 비해 북핵 제재는 10분의 1 수준이고, 개성공단 등 뒷문도 열려 있다.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 아닌 행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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