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의 복싱 대결은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비록 소문난 잔치는 ‘세기의 졸전’으로 끝났지만 근래 보기 드문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특히 둘의 ‘극과 극’ 훈련법은 경기를 앞두고 화제가 됐다. 메이웨더 주니어는 스포츠 재벌답게 고가의 첨단 과학 장비를 이용해 호화로운 훈련을 한 반면 파키아오는 시민들과 조깅을 하는 등 서민적인 이미지를 제공했다.
가장 눈에 띈 훈련 도구는 메이웨더 주니어가 이용한 ‘크라이오사우나(Cryosauna·냉동사우나)’였다. 메이웨더 주니어는 액체 질소로 급속 냉동시킨 원형의 캡슐에 들어가 찬 사우나를 하면서 몸을 식혔다.
크라이오사우나는 냉동요법을 일컫는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의 일종이다. 온도를 영하 120도로 낮춘 차가운 냉동 캡슐에 들어가 약 3분간 버틴다. 이때 사람의 피부 온도는 10도까지 내려간다. 그러면 대사율이 감소하고 혈관이 응축하면서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팔다리로 몰렸던 혈액이 순환한다. 염증 반응 억제 효과도 있다. 국부적으로 손상된 조직의 통증, 부종 그리고 근육 긴장 등을 해소하고 피로물질인 젖산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크라이오사우나가 진통 작용을 하는 신체 내 호르몬인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피부를 부드럽게 해준다는 분석도 있다. 심지어 초저온의 영향으로 칼로리가 많이 소모돼 체중이 줄어든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크라이오사우나는 스포츠 현장에서 여전히 널리 사용 중인 ‘아이싱(Icing·얼음찜질)’보다 효과가 훨씬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게 한계다. 메이웨더 주니어가 냉동 캡슐을 이용하는 데 든 비용은 무려 4만 파운드(약 6600만 원)에 달한다. 일반인들이나 보통 선수로선 엄두가 나지 않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크라이오사우나는 ‘그림의 떡’에 비유된다. 대신 ‘얼음욕’이 현실적인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 얼음을 채운 욕조에 들어가 냉수욕을 하는 것인데, 일부 프로 스포츠단에서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의 전북 현대는 클럽하우스 안에 온·냉탕과 수중치료기를 보유하고 있다. 온·냉탕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것이고, 수중치료기는 부상자의 재활을 위한 것이다. 전북은 홈경기가 끝난 후에는 반드시 선수들이 냉탕에서 근육의 피로를 풀도록 하고 있다. 원정경기 때는 수영장을 섭외해 얼음을 넣고 얼음욕을 한 적도 있으나 번거로워서 최근엔 아이스팩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아이스팩 요법은 5분 이상 계속 할 경우 근육 세포가 손상될 우려가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도움말=김광준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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