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이돌 바통 이어받기
데뷔 때까지 최소 5년 연습
투자비용 10억원 이상 들어
“초기 눈길 끌어야 생존가능”


한류를 주도하는 유명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새 간판을 달기 위해 담금질이 한창이다.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인기를 견인한 그룹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향후 10년을 책임질 신인 발굴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홀에서는 4인조 신인 밴드 엔플라잉(NFLYING·사진)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아직 공식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그들은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 한국형 아이돌 밴드를 정착시킨 FNC엔터테인먼트가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밴드이기 때문이다.

FNC 외에도 탄탄한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상장사들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신인 걸그룹 레드벨벳을 전면에 내세우며 ‘포스트 소녀시대’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아이스크림’으로 각종 음악 프로그램 정상을 밟으며 성공적인 출발선을 끊었다.

비스트, 포미닛 등을 보유한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 선보인 새 걸그룹 씨엘씨(CLC)는 오는 28일 두 번째 미니앨범 ‘퀘스천’을 발표하고 불과 한 달 만에 활동을 재개한다. 일찌감치 대중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릴레이 행보다. 이 외에도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 걸출한 걸그룹을 배출했던 JYP엔터테인먼트는 새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멤버를 뽑기 위한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식스틴’을 진행하며 가요팬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신인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기 위해서는 통상 5년 안팎의 연습 기간과 1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은 상장사들이 꾸준히 신인 그룹을 발굴하고 선보이며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 아이돌의 경우 군입대로 인해 공백이 생기거나 인기 그룹은 소속사의 컨트롤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미리 신인을 키우며 장기 농사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데뷔하는 신인 그룹의 실력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한류 시장이라는 완전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시행착오는 용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엔플라잉은 국내 데뷔 전 이미 일본에서 두 장의 싱글 앨범을 발매해 오리콘 인디즈 주간차트 2위에 오르고 타워레코드 1위까지 차지한 실력파다. 엔플라잉의 베이시스트 권광진은 “FNC의 10년차 연습생”이라며 “음악을 하면서는 힘들고 어렵지 않았지만 한살 한살 나이가 많아질수록 조바심이 났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FNC 관계자는 “데뷔 초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실력을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그래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완벽을 기하다 보면 연습생들의 준비 기간이 보통 5년을 훌쩍 넘기게 된다. 기다림의 시간은 힘들지만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한류 스타들이 해외에서 각광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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