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실세 부총리’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경제 사령탑에 오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0개월 만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중점 추진 중인 구조개혁이 좌초하는 등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외 주요 예측기관들이 잇따라 발표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는 경기가 미약하지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정부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낮다.
21일 경제부처와 경제계 등에 따르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2%대 후반으로 낮추면서 최 부총리가 호언했던 경기 회복이 헛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는 앞서 지난 2일 “올해 성장률은 보수적으로 봐도 지난해 수준인 3.3%가 가능하다”고 장담했었다.
11일에도 “2분기에는 1%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KDI는 2분기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0.9%를 예상했다. 최 부총리의 ‘예언’이 틀릴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최 부총리가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KDI는 성장률 3.0%를 이루려면 구조개혁 성공, 기준금리 추가 인하, 세수 목표치 달성 등의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고 했지만, 어느 조건 하나 현시점에서 실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조개혁의 경우 정부가 그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점 추진해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이해관계자 간 충돌로 표류하고 있고,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국회로 넘어가면서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국민연금으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만 높아지는 형국이다. 최 부총리가 경제 수장 역할을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계는 향후 한 달이 경제 수장으로서 최 부총리의 능력이 판가름 나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올 상반기 말까지는 하반기 경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6월까지 2분기 경제지표는커녕 5월 지표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수치에 근거한 ‘과학’이 아니라 ‘감’을 동원해 경기를 판단하고 대책을 짜야 할 처지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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