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여파로 외국인 여행객들 日선호 ‘비상’제주, 선석 배정 확대 추진
체류시간 연장 방안도 모색
부산·인천 등도 홍보 강화


엔저 여파로 국내 크루즈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대표 크루즈선 기항지인 제주를 비롯한 인천과 부산, 전남, 강원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중국 크루즈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된 엔저 현상으로 일본 물가가 저렴해진 데다, 일본 정부에서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무비자 입국, 입국장 면세점 추가 설치 등 공세적 정책으로 전환함에 따라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이 한국보다 일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上海)서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제주와 부산, 인천 등 지자체들이 공동 크루즈 설명회를 가진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제주도 통계를 보면 국내 크루즈선 유치 편수의 지역별 분류에서 제주도가 단연 으뜸이다. 제주항 입항 크루즈선은 올 한해에만 320여 편으로 65만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다녀갈 예정이다. 크루즈 관광객들이 뿌리고 간 외화 수익만도 올 한해 336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주도는 그러나 엔저 여파에 따른 중국 관광객들의 일본 상품 구매 열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대형 크루즈 선박의 제주항 입항에 필요한 선석(船席) 배정을 지역경제 활성화 기준으로 초점을 맞췄다.

제주 입항 크루즈 선박이 늘고는 있지만 대부분 6∼7시간 정도만 머물며 승객들이 성산 일출봉 등 관광지 1곳만 방문하고 면세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지역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역 관광업계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최소 10시간 이상 정박하고 관광지를 최소 2군데 이상 방문하는 크루즈선을 우선 입항할 수 있도록 ‘선석 배정 기준’을 새롭게 적용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한·중·일은 물론,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으로 크루즈선 관광 라인을 확대하겠다”고 복안을 밝혔다.

부산과 인천도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만 머물지 않도록 특화 마케팅에 나섰다. 부산시는 오는 6월 10∼13일 아시아 최대규모의 크루즈 박람회인 ‘씨 트레이드 크루즈 아시아 2015’를 개최해 부산 관광상품 홍보에 나서는 한편, 크루즈 선내에서 건강검진이나 간단한 성형수술을 하는 의료관광 크루즈도 특화상품으로 추진 중이다.

인천은 수도권을 배경으로 1박 2일 숙박형 크루즈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중국인들이 크루즈로 인천항을 방문하면 수도권까지 포함해 관광 및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중국 크루즈 선박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숙박형 크루즈 홍보에 한창이다. 상대적으로 부산, 인천에 비해 크루즈선 관광이 열악한 전남도도 올해부터 중국 크루즈선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남도는 이번 상하이 관광설명회에 참석, 여수항에 15만t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도록 지난해 준설작업을 마쳤다는 점과 미항(美港)에 해상케이블카·오동도·순천만정원 등 주변에 관광자원이 많다는 점을 크루즈 선사와 해외 여행사들에 집중 홍보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여수 주변에 고급 쇼핑공간이 없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며, “광양과 나주에 쇼핑공간이 생기는 2017년에는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팔령·광주=정우천·부산=김기현 기자 park80@munhwa.com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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