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소 개소·출판기념회 “동료 의원들끼리 상부상조 상상 이상의 축하 봉투도” 국회의원을 둘러싼 모든 정기 모임과 다양한 행사는 인맥 관리의 ‘장(場)’이 된다. 여의도 주변에 형성된 이 같은 인맥은 민심을 전달받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대개 ‘은밀한 검은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갑(甲)질’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향우회와 동창회, 종친회 등 전통적인 지연·학연·혈연으로 엮인 모임은 국회의원들의 대표적인 인맥 관리 창구로 꼽힌다. 특히 대규모 전체 모임보다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특정 직업군들의 소규모 모임이 훨씬 ‘유용’하다. 주로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 교수, 전문직 종사자, 중소기업 사장 등으로 구성되는 모임은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2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모임의 경우 특정 직업군의 수도 제한해 일정 규모를 유지한다”며 “국회의원은 이들의 민원을 주로 들어주고 다른 이들은 후원금을 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한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정치적 성향과는 별개로 3연(지연·학연·혈연)을 기반으로 ‘급’이 되는 사람들끼리는 정말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출판기념회 등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행사는 ‘갑질’과 ‘친목’의 장이 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장소로 알려진 곳도 개소식이 열리던 선거사무소였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국회의원들에게 마치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경조사와 마찬가지”라며 “동료 의원들끼리는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씩 상부상조한다”고 말했다. 상상 이상의 금액을 ‘축하 인사’ 차원에서 건네기도 한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지금은 거의 열리지 않는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는 국회의원들의 전형적인 ‘갑질’ 행태로 분류된다. 의원이 속한 상임위의 임직원들, 상임위의 영향을 받는 민간 기업 인사들은 두툼한 봉투와 함께 출판기념회장을 찾는다. 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관계일수록 ‘은밀한 거래’의 유혹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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