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굿바이 헬로’. 책은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 101번의 만남입니다. 시작은 1931년 8월 22일 독일 뮌헨 브리너가에서 이뤄진 아돌프 히틀러와 영국 귀족 존 스콧엘리스의 만남입니다.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 독일로 이주한 스콧엘리스가 피아트를 몰고 브리너가로 우회전 하는 순간, 히틀러와 충돌합니다. 히틀러는 한쪽 무릎을 꿇고 넘어지지만 곧 두 발로 일어납니다. 히틀러와의 우연한 만남은 스콧엘리스에겐 평생 화젯거리가 됩니다. 단 몇 초 동안이었지만 자기 손에 유럽 역사가 들어왔다고, 그때 히틀러가 죽었다면 세계사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말이죠.
이어 스콧엘리스와 러디어드 키플링의 만남, 이어 키플링과 마크 트웨인의 만남, 이어 트웨인과 헬렌 켈러의 만남과 같은 식으로 이어집니다. 마돈나, 앤디 워홀, 제임스 딘, 폴 매카트니, 톨스토이, 차이콥스키, 프로이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모스크바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생과 역사를 바꾼 엄청난 만남도 있고, 스쳐 지나가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은 윈저 공작 부인과 히틀러의 만남으로, 이는 책의 맨 처음, 히틀러와 스콧엘리스의 만남으로 연결됩니다. 시작과 끝이 맞물려 하나의 원을 만듭니다. 101편 모두 각각 1001자로 써서, 책 전체 글자수를 101101자로 맞춰 놓은 작가가 ‘계산해 놓은’ 인생에 대한 비유겠지요. 삶이란 만남과 만남의 연속이며 관계들의 총합이라고. 때론 혼동스러운 게임 같고, 때론 생각지 못한 축제 같지만 돌아보면 그 안에 일정한 법칙도 있다고. 작가는 책 제일 앞 페이지에 장 콕도의 말을 옮겨놓았습니다. “지구는 계속 회전하지만 목적지가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뿐이다.” 101번의 돌고 도는 만남을 풀어낸 작가가 독자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만남과 만남, 관계와 관계로 이뤄지는 삶, 그 속에서 지금 만남을 온전히 사랑하라는 이야기 말이죠.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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