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의 취향슬림한 스키니(몸에 딱 붙게 디자인된) 바지의 시대는 가고 헐렁하게 나풀거리는 통 넓은 바지가 다시 거리를 누비고 있습니다.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가로수길, 홍대 등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 거리’에 나가보면, 마치 타이츠처럼 딱 붙은 바지는 이제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면, 흰 운동화에 헐렁한 팬츠를 발목만 살짝 보이게 멋을 낸 친구들이 꽤 보입니다.

물론, 그들 중 40대 이상 남성은 드물죠. 심지어 30대인 제 친구들도 요즘 유행하는 와이드 팬츠나 수년간 거리를 휩쓴 스키니 팬츠는 입기 어렵다고 합니다. “멋있어 보이지만 부담스럽지.” “입고는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네.” 간혹 이런 친구도 있습니다. “이미 ‘아저씨 체형’이 돼버려서 못 입어, 인마!”

나이가 들수록 유행을 따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시선도 무시할 수 없고요. 하지만 ‘멋’을 향한 욕망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날씬해 보이고 싶고, 다리도 길어 보이고 싶습니다.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옷으로 증명하고도 싶습니다. 그런 분들께 전 ‘강력하게’ 권합니다. 최소한, 바지만은 꼭 신경 쓰시라고.

그렇다면 왜 바지일까요? 30대 중반만 넘어서도 남성들의 체형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20대엔 그렇게 날씬했건만. 쑥 나온 배가 익숙해지고, 허벅지에도 살이 붙습니다. 관리 안 된 이런 몸에 생각 없이 ‘아무’ 바지나 입으면, 말 그대로 ‘아저씨’ 패션이 되기 쉽습니다. 차라리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채 안 어울리더라도 스키니 팬츠를 입어 보는 게 나을 수도.

또, 바지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옷입니다. 배는 셔츠를 입고 그 위에 카디건이나 재킷, 코트 등을 겹쳐 입으면 어느 정도 가릴 수 있지요. 체형 보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팬츠는 하체에 단 한 벌로 승부 해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따라서 내 몸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지 않는다면, 절대 커버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바지는 전체 스타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상의와 신발을 연결해주며, 전체 밸런스를 조절하기 때문에 컬러, 소재, 밑단 등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합니다.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핏(몸에 붙는 정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애초에 내 몸에 잘 맞으면 좋겠지만, 그런 바지를 찾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거든요. 우선, 허리보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맞춰 옷을 사신 후에 수선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만일 허리에 맞췄다간 허벅지, 엉덩이만 너무 꽉 껴 보기 흉해집니다. 남는 허리 기장은 줄이고, 무릎 아래 통이 넓다면 이 또한 수선하면 됩니다. 그래야 본래 바지의 디자인 등 큰 축이 흔들리지 않거든요.

핏은 맞췄으나, 아무래도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바지에 ‘칼 같은’ 주름을 잡아 보면 어떨까요. 앞에서 보면, 주름 잡힌 바지를 입은 사람이 훨씬 날씬해 보입니다. 아주 캐주얼한 차림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이런 주름도 꽤 도움이 됩니다.

밑단도 반드시 챙기셔야 합니다. 길게 늘어져 마구 접혀 있는 바지는 다리가 짧아 보이고, 또 지저분한 인상을 줍니다. 이때 꼭 수선을 맡기지 않아도 됩니다. ‘일부러’ 그랬다는 듯 깔끔하게 접어 올리면 되거든요. 한결 멋스러워집니다.

바지만 잘 입어도 무너지는 몸매가 두렵지 않습니다. 거울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도 어딘지 달라졌다고 할 겁니다. 시작은 약간 성가십니다. 그러나 한번 시도해보면, 그 이전으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걸요. ‘아저씨 바지’는 안녕입니다.

지승렬 < LF 브랜드마케팅 담당 >

사진 = 일꼬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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