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소속 전투기들이 21일 아라비아만 해상의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위에서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작전에 투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해군 소속 전투기들이 21일 아라비아만 해상의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위에서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작전에 투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 美잡지 인터뷰서 강조… 공화당 강경파 주장 정면반박

IS, 바그다드 향해 진격 시작… 로켓 동원 이라크軍 선제공격


이라크와 시리아의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기세가 높아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에 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미 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쪽으로 불과 110㎞ 떨어진 라마디가 IS에 점령당한 것과 관련 “전술적 차질이 생긴 것은 맞지만 우리가 IS에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라마디에 주둔했던 이라크 정부군은 미국이 훈련시킨 군인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지역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면서 “현지 이라크 정부군에 대한 훈련과 지휘·통제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 군사조직인 페쉬메르가가 IS 점령지역을 탈환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며 “이는 중대한 진전이자 IS 격퇴작전이 전반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성과를 강조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는 전략적 실패로 IS와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공화당의 주장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공화당은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과 이라크 정부군 등을 앞세운 지상작전의 투트랙 전략을 쓰는 오바마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미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지난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3년 기한의 IS 격퇴 무력사용권(AUMF)이 너무 미흡하다며 원점 재검토를 주문했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등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지상군 투입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20일 시리아 팔미라를 완전 장악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IS는 이라크서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AFP 등은 21일 IS가 라마디에서 동쪽으로 10㎞ 떨어진 후사이바 지역에서 로켓과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이라크 정부군을 선제공격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부족 지도자는 AFP에 “IS가 이라크 정부군의 방어선을 무너뜨렸다”면서 “IS가 후사이바를 모두 점령하면 집단 학살할까 봐 두렵다”고 전했다.

후사이바는 이라크 정부군이 IS의 바그다드 진격을 막기 위해 1차 방어선을 형성한 곳으로 바그다드에서는 불과 90㎞ 떨어져 있다. 후사이바 동쪽 7㎞ 지점에는 이라크 총리의 동원령으로 소집된 시아파 민병대 수천 명이 집결해 있어, 두 무장세력 간 전투도 조만간 벌어질 전망이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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