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환자들이 가장 많은 찾는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간 암 수술 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수술 중 약 10%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에서 이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세계적으로도 서울아산병원의 암 진료 기록은 독보적이라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712병상) 수술실적은 지난 2012년 1만7267건, 2013년 1만7467건, 2014년 1만8508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는 미국 암치료 분야 1위로 선정된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CC·469병상)의 수술실적 1만1370건, 2위 MD 앤더슨 암센터(631병상)의 8656건보다 많은 수치다. 이미 세계 유수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이 서울아산병원으로 암 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다. 서울아산병원에 왜 이렇게 암환자들이 몰리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 봤다.
◇‘수술실적이 진료실적’= 서울아산병원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특히 간암·유방암·대장암·위암·췌장암·자궁경부암 등의 수술 건수가 압도적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건수가 많다는 것은 수술 성적도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료계 평가다. 수술 건수가 많으면 그만큼 수술경험과 숙련 정도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관련 연구도 학계에 많이 보고되고 있다. 실제 심평원은 진료량이 많은 기관의 진료결과가 그렇지 않은 기관에 비해 좋다는 ‘진료량-진료결과 간의 관계(volume-outcome relationship)’에 근거해 병원 평가를 시행한다.
서울아산병원의 독보적인 암 수술 실적은 진료실적으로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대장암 수술 2만4000건 이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대장암 수술 중 고난도로 꼽히는 직장암 수술의 생존율도 미국보다 높다. 미국의 경우 직장암을 조기(1기)에 발견했을 경우 5년 생존율은 88.2%, 진행(2∼3기) 암에서는 69.5%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받은 직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조기에서 94.1%, 진행 암에서는 각각 87.8%(2기), 75.4%(3기)로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도 2010년 이후 연평균 2000여 건의 수술을 하고 있으며 5년 생존율 역시 92.3%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병식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세계 최다인 5000건 이상 실시하고 있으며,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체내문합술’(위를 자르고 연결하는 모든 수술 과정을 복강경을 통해 뱃속에서 마치는 수술법) 등 최고난도 복강경 위암 수술법을 시행하면서도 배를 절개해 열고 수술하는 ‘개복수술’과 같은 95%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기록하고 있다.
부인암 분야에서는 남주현 산부인과 교수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궁경부암 복강경 수술 1000건을 달성, 기존 개복수술 생존율과 대등한 95.2%의 생존율을 달성했다.
◇해외에서도 인정 = 서울아산병원의 앞선 수술 기법을 배우기 위해 미 샌디에이고 의대 등 세계 각지의 의료진들이 매년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이달에도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 의대생들이 고난도 암 수술과 맞춤형 암 치료 등 선진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수술실적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에서 암 치료 분야 1위 병원에 선정된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와 2위 MD 앤더슨 암센터보다 많기 때문이다.
해외 현지로 진출하지 않아도 중동의 부호들이 서울아산병원으로 찾아와 고난도 복강경 위암 수술을 받는다. 미국, 유럽의 유명 병원을 제쳐 두고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하는 해외 중증환자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신의료 기술도 선도 = 서울아산병원은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암 치료도 추진 중이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나 활성화 정도에 따라 항암 치료제 효과가 다른데, 연구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유전체를 분석해 최적의 항암치료를 선택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치료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약물 부작용도 경감시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1년 아산-다나파버 암유전체연구센터를 설립하고, 20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전체 맞춤 암치료센터를 개소했다.
또 미국 하버드 의대와 공동으로 맞춤형 암 치료 첨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표준적인 항암요법이 잘 듣지 않는 경우와 난치성 암 등이 그 대상이다. 현재 폐암, 위암, 유방암, 담도암 등 대부분 암에 대해 유전체 분석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폐암의 경우에는 실제로 유전체 맞춤 표적치료제를 통한 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폐암, 대장암, 악성 흑색종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암 치료’를 적용 중이다.
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2006년 국내 최초로 암 통합진료시스템을 구축, 암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 들어섰을 때 암의 진단·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각각을 담당하는 암 치료 전문의 모두가 동시에 한자리에 모여 최적의 맞춤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통합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1만4882명, 2013년 1만8380명, 그리고 2014년에는 2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27개의 암 통합진료팀이 암 완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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