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나 장관들을 맞이하고 보내는 방식을 보면 정감이 넘친다. 지난해 6월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3년간의 대변인 생활을 마치고 떠나던 날, 브리핑룸에 예고 없이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사퇴 소식을 직접 전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그를 힘주어 포옹했다. 지난 1월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퇴임할 때는 이임식장에 직접 나와 “진정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그와 함께했던 기억들을 되새겼다. 이렇게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리 바빠도 장관이나 참모들을 새로 맞이하거나 떠나 보낼 때 기자들 앞에서 그를 왜 임명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한다.
지난 18일에는 헬기에서 내린 오바마 대통령이 우산을 직접 들고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 애니타 브레킨리지 부비서실장이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집무실로 걸어가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두 여성 참모가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양복이 흠뻑 젖은 모습에서 말로는 할 수 없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읽힌다. 자신의 ‘보스’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참모들이라면 최선을 다해 그를 위해 일하고 싶지 않을까. 북한 김정은처럼 참모들이 제대로 말도 못하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졸았다는 이유로 처형하기까지 한다면 겉으로는 충성하는 척하겠지만 마음은 망하기만 바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모들을 대하는 방식은 쌀쌀맞다는 평을 받는다. 비서관급들은 그나마 회의 때 배석하면서 얼굴을 보지만 행정관급 이하는 청와대에 근무하면서도 대통령 얼굴을 TV에서 본다고 한다. 들어올 때 왜 임명했는지 설명도 없고 떠날 때는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를 떠난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한 핵심 수석이다. 그러나 지난 18일 민경욱 대변인이 대신 읽은 ‘사퇴의 변’ 이후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대통령이 어떤 격려를 했는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른 수석들은 사퇴의 변마저 없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은 영광스러운 자리인데 대통령의 따뜻한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간다면 충성심이 생길까. 대통령이 자신이 선택한 총리를 비롯한 장관과 참모에 대해 최소한 국민 앞에 왜 임명했는지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벤트를 한다면 공직(公職)의 무게가 한층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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