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곧 돌아와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미군 실종 장병들의 귀환을 가족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살아서 돌아오는 기적은 물론 유해라도 집으로 향하기를 그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25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주변에는 실종 장병(MIA)들을 찾는 안타까운 전단들이 놓였다. 전단들에는 한국전에서 실종된 사연과 함께 유해만이라도 찾고 싶어하는 가족들의 애절함이 깃들어 있다.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 장병들은 7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한국전참전전우협회(KWVA)는 이날 오후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에서 신경수 주미한국대사관 국방무관과 래리 키나드(86) KWVA 회장,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에서 희생된 미군 장병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했다.
키나드 회장은 “우리는 실종 장병들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 것”이라며 “그들의 영웅적 희생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한국전쟁을 ‘잊힌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당혹스럽다”며 “남북한의 발전상을 비교해보면 한국전쟁은 ‘잊힌 승리(Forgotten Victory)’”라고 강조했다. 키나드 회장은 “오늘의 한국을 만든 한국민들의 노력에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고 한국전 참전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와 참전용사 협회는 주요 행사마다 빈 의자를 마련해놓고 전쟁포로(POW)와 실종 장병들이 돌아와 자리를 채우기를 기다리고 있다. 인디언계 미국인 한국전 참전용사인 도널드 라우드너(84)는 “3만7000여 명의 인디언계 미국인들이 한국에서 전쟁을 치렀고 이 중 700여 명이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뉴타운의 참전용사 묘지에서는 로버트 히긴스 상병의 추모식이 열렸다. 20세 꽃다운 청춘이었던 히긴스 상병은 1951년 한국전 당시 실종됐다. 육군유해보관소에 있던 그의 유해는 지난해 11월 유전자 대조를 통해 신원이 확인되면서 지난 4월 고향으로 돌아왔다. 조카 마지 켈리는 “우리 가족사에서 로버트 삼촌은 오랫동안 실종자였지만 이제는 집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지역방송인 폭스29 뉴스에서 말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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