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이혼은 진부하고 상투적인 소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이혼전문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이혼과 연애를 결합하는 서사 전략을 구사한다.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혼전문 변호사 고척희(조여정)와 입바른 소리로 불법을 지적하는 사무장 소정우(연우진)의 악연과 로맨스가 주요 내용이다.
유명 여배우의 이혼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다 걸려 변호사 자격을 정지당한 고척희는 모든 것이 분수도 모른 채 입바른 소리를 해대는 사무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승소하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고척희를 말리다가 인격모독까지 당한 소정우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가 된다. 유통그룹 회장의 자살로 막을 내린 유명 여배우의 이혼 소송 사건 때문에 철천지원수가 되어 헤어졌던 고척희와 소정우는 3년 뒤 180도 달라진 입장이 되어 다시 만난다. 3년 전 이혼전문 법률사무소 ‘축복’의 변호사와 사무장에서 3년 만에 이혼전문 법률사무소 ‘선택’의 사무장과 변호사로 관계가 역전되어 재회한 것이다.
“죽도록 싫은 사람 안 보고 살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축복”이라는 고척희와 달리 소정우는 “한 사람 인생 구하자고, 한 사람 인생 망가뜨리면 안 되는 거”라는 신념의 소유자이다. 이혼에 대한 고척희와 소정우의 관점은 ‘축복’과 ‘선택’이란 이혼전문 법률사무소 이름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비록 의도된 것이라 해도 ‘결혼’과 ‘이혼’만큼 상반된 의미를 내포한, ‘축복’과 ‘선택’이란 단어가 이혼전문 법률사무소 이름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결혼 때문에 불행해지거나,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혼 이후 행복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부추기거나 이혼을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생계 때문에 자존심을 버리고 법률사무소 사무장으로 일하는 고척희와 적합한 사유가 없으면 이혼 의뢰를 들어 줄 수 없다며 돌려보내는 변호사 소정우의 대립과 갈등은 궁극적으로 행복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혼을 소재로 로맨스를 이야기하는 색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성격의 청춘남녀가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 공식 그대로이다. 하지만 연상연하 커플 고척희와 소정우의 로맨스는 달콤하지도 쌉쌀하지도 않다. 그저 유행 지난 패션 아이템처럼 식상하고 지루할 뿐이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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