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공적연금 논의 기준될 듯 입법권 없는 민간의 의견 한계
국민 설득 못하면 실효성 없어


지난 26일 연금 관련 전문가들이 정치권에 전달한 ‘권고문’이 향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이드 라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적정 부담-적정 급여의 원칙’ 등의 표현은 기존 여야의 입장을 절충하고 한 발 더 나간 연금 개혁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입법의 권한이 없는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이어서 구속력을 가지기 어려운 데다 국민연금 개혁은 결국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고 어렵기 때문에 큰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권고문에 담긴 ‘적정 부담-적정 급여의 원칙’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상당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예를 들어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급여율 1%만 올리면 된다고 했고 정부는 1%로는 어림도 없다고 맞서는 등 진실게임 양상을 띠었는데, 양측 입장 모두 맞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보다 국민들의 부담은 좀 더 높아지는 대신 소득대체율도 어느 정도 상승하는 수준에서 연금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개혁의 ‘방향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향후 논의 과정에서 급여율 1%포인트만 올리면 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등의 정치적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 문구라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향후 국회에 설치될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권고가 가이드 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적 어젠다인 공적연금 개혁의 방향에 대해 정치권의 정략적이고 포퓰리즘적 접근 대신 전문가들의 ‘논리’가 기준점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는 “결국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인 데다 다소 두루뭉술하게 서술돼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만큼 사회적 기구 논의 과정에서 얼마나 상세한 입장이 충실히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토로했다.

한편 전문가들의 논의 과정에서 단어 하나하나마다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데에는 동의가 이뤄졌지만 ‘다소’라는 단어를 넣는 것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는가 하면, ‘소득대체율 50%’를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져 결국 ‘명목소득대체율 50%를 포함하여 종합적인 정책적 대안을 논의할 것’으로 정리됐다는 후문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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