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오는 6월 14∼18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최근 박근혜정부에 쏟아지고 있는 외교실패론을 불식시키느냐, 아니면 오히려 확산시키느냐를 가를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자주 언급해온 ‘아시아 패러독스’ 상황이 최근 급속히 악화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딜레마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6일 중국 국방백서에서 확인됐듯 동북아에서 미·중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더욱 농후해진 가운데 한국이 택할 외교노선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은 워싱턴DC에 집중돼 있다. 텍사스주 휴스턴을 제외하면 워싱턴DC에 4일을 체류할 예정이다. 이는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동시에 진전시켜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에 성공하는 등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도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박병광 국가전략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관계를 강하게 연대해주는 매개체인 북핵과 한·미 동맹 문제를 제대로 논의해야 하며, 한·미 동맹이 강력한 안보 주축이라는 사실을 미국으로부터 확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일 관계와 한·중 관계를 어떻게 병행·발전시켜 나갈지가 박 대통령에게는 어려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 공조에 한·일 관계를 종속시키려는 의도가 강하지만, 한국으로서는 과거사·영토 갈등에 따른 국내 정서를 무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한·중 관계는 6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중국은 국방백서에서 “미국이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일 신(新)동맹에 대한 경계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중국이 동북아를 미국과의 이해 충돌지역으로 상정하게 되면 지정학적 위치상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 이상호(정치미디어학) 대전대 교수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중국이 과격한 입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한·미가 이번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입장도 어느 정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영·유현진 기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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