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2개 업체 중 97%가 영세
최저임금 올라 임금 부담 커져
회사는 사납금 올려 수익 챙겨
부담 커진 기사 서비스 저하
27일 택시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2014년까지 12년간 전국 총 73곳 택시업체(2755대)가 폐업했다. 2014년 한 해 동안에만 6곳(139대)이 폐업했다. 경영 악화에 따라 파산 또는 인수·합병되거나 법정기준 충족 미달로 사업면허가 취소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 지역 법인 택시의 2009년도 가동률(운행률)은 71% 수준이라는 연구용역 결과도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김모(50) 씨는 “최근 서울에서 내가 아는 업체만 2곳이 부도로 도산하는 등 택시 시장이 어려워져 빚을 내지 않고는 운영할 수 없을 지경”이라면서 “최저임금이 오르고 차량 운영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사납금(납입기준금)을 높이지 않고는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이나 업체마다 사납금은 다른데 서울의 경우 보통 하루 13만 원 정도를 업체에 내고 나머지 수익은 택시기사가 갖는 식이다. 하지만 수입이 적어 사납금 내기가 벅찬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지방의 경우에는 운행률이 훨씬 떨어진다. 대구지역의 한 택시업체의 경우 2012년 4월까지 105명 수준이었던 운전기사 수가 2015년 현재 40명 수준으로 60% 이상 줄었다. 차는 있는데 기사가 없어 운행하지 못하는 택시가 많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2013년 조사한 1572개 법인 택시업체 중 자본금 5억 원 미만인 업체가 조사 대상 업체의 97%(1537개) 수준이었다. 또 전국 1700개 법인 택시업체를 대상으로 택시업계에서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유 대수 규모가 50대 미만인 기업이 54.2%(923개)로 파악됐다.
지난 2012년 6월 전국 택시산업 관계자 7만 명, 25만 대의 택시가 참여해 택시요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벌였던 상황이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저임금은 2011년 4320원에서 2015년 5580원으로 31.5% 상승했다. 인상률도 2011년부터 5.1%, 2012년 6.0%, 2013년 6.1%, 2014년 7.2%, 2015년 7.1% 등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최저임금이 올라 임금 부담이 커진 업체는 사납금을 올리는 방향으로 수익을 충당하고 있어 택시기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은 택시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운송수입에 따라 운전기사의 수입이 달라지는 사납금제와 달리 운전기사들에게 고정적인 월급을 제공하는 전액관리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고정급여체제는 1983년 당시 교통부가 시범으로 50대를 운영하고, 1998년과 1999년에도 경남 지역에 도입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직원 관리와 유류비 절감 등을 하려는 사 측과 택시기사 간의 갈등이 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제나 전액관리제 같은 제도가 택시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택시 산업의 경영난은 택시기사의 저소득, 불친절로 이어져 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글·사진 = 고서정 기자 him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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