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위험수위… 전문가들 우려 목소리 안심전환대출 갈아타기 등 부채구조 바꾸는 작업 시급
경제지표 안좋아 대출 늘어…저금리 정책도 신중히 해야


저금리와 주택시장 활황 여파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9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육박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부채 구조의 변환, 리스크 관리 등의 조절을 통해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창현(경영학부) 서울시립대 교수는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고질적인 상황이고 부채 수준을 떨어뜨리기가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병으로 따지면 당뇨나 고혈압과 같다”면서 “병 자체를 없애긴 힘들고, 합병증을 막도록 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가계부채를 줄인다는 개념보다는 늘어나는 속도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자산 증식을 통해 부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고, 안심전환대출처럼 부채의 구조를 바꿔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정책을 쓸 때에는 ‘한 방’에 모든 걸 해결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함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1700만 명이 빚이 있는데, 이를 하나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한 번에 하나씩, 그룹별(계층별)로 맞는 정책을 써가며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빚은 ‘자기 책임’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당국의 지원책은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교(경제학) 인하대 교수는 현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우려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고용을 비롯해 경기지표가 전반적으로 나쁘다”면서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부채는 전체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최근 저금리 상황도 가계부채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로 내리면서 가계대출자들이 금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있겠다”면서 “하지만 역으로 최저금리 상황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부작용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부채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정책이라는 것이 한 가지 요소만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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