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교수 사회에 연구비 횡령이 만연한 사실이 새삼 확인되고 있다. 감사원은 2014년 9월부터 10월까지 벌인 12개 국립대 대상의 ‘국가 연구·개발(R&D) 참여연구원 관리실태’ 감사에서 연구비 부당 사용 교수 19명을 적발하고 교육부에 징계를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국책(國策)연구비를 빼돌린 사례들을 보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 파렴치한 범죄에 해당한다. 그나마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파면이 요구된 부경대의 어느 부부 교수는 군 복무 중인 아들을 각각 자신의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0여 회에 걸쳐 2343만2000원을 연구비 명목으로 지급해 용돈으로 쓰게 했다고 한다. 정직 처분이 요구된 서울대 어느 교수의 행태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급한 연구원 인건비를 자의적으로 낮춰 지급하면서 남긴 돈 9억8000만 원을 사촌동생의 통장으로 입금했고, 사촌동생은 7억2000만 원을 가족에게 나눠주거나 자신의 회사 경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KAIST)의 한 교수는 연구비로 자신의 집에서 피자를 배달시켜 먹거나 외국에서 장난감을 샀는가 하면, 경북대의 한 교수는 연구비를 주식 투자에 사용하고도 “구상 중인 벤처 사업의 출자금 모금을 위한 것” 운운하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인건비를 더 가로채기 위해 ‘유령 연구원’을 등록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이런 범법은 공공기관과 민간의 연구 용역에도 광범위하게 자행돼왔을 개연성이 크다. 이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감사원·교육부·대학 등은 최근 일정한 기간을 설정해 전수(全數) 조사에 나서야 한다. 감사원 지적대로 학적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연구원들이 실제 연구에 참여하는지를 점검하는 식의 시스템 보완도 필요하지만, 적발된 교수 전원에 대한 행정적·사법적 징계·처벌이 단호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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