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위기관리전문가가 말하는 ‘직장인의 6大 생존요소’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하나씩 지우려면, 우선 살아 있어야 한다. 삶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욕망’도 없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쿨하게 생존하라’(푸른숲)에서 “서바이벌 키트(구명상자)부터 준비하라”고 말한다. 어느 날 명함에서 회사 이름과 직책을 지웠을 때에도 홀로 설 수 있는 ‘비상식량’ 말이다. 김 대표는 모든 이에게 이 상자를 구비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는 10년 이상 직장을 다니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무엇보다 자기 삶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자만이 서바이벌 키트를 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안정의 시대, 직업적 안정과 자유를 누리려면 이 상자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

1. 직업 =직장이 아니라 직업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60대까지 일하고 은퇴 후 10년 남짓 지내다 삶을 마감했으나 이제는 50세가 넘으면 직장에 남기 어렵고, 80세까지는 거뜬히 산다. 25년 동안 직장생활 하며 번 돈으로 남은 30년을 버텨야 한다는 뜻. 따라서 25년이 아닌, 50년짜리 커리어를 만들어야 한다. 직장을 떠나더라도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기는 35∼45세. 직장생활 10년 동안(25∼35세)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업을 찾고, 그다음 10년 동안(35∼45세) 기틀을 잘 닦아 45세 전후에는 전문가로 성장해 있어야 한다. 분야 선택의 기준은 재미와 돈이다. 그 분야가 현재 둘 다 주는지, 한 가지만 주는지, 혹은 미래에 어느 게 더 늘어날지를 파악해 결정하면 된다.

2. 경험=‘할 수 있다(Ican)’를 ‘했다(I did)’로 바꿔 나가는 과정. 삶이라는 스포츠에서 관람석에만 앉아 있으면 안 된다. 막연하게 ‘열심히 하자’는 구호는 힘이 없다. 책은 구체적으로 5가지를 일러준다. △공개 약속의 힘(잃을 게 있어야 실행력이 생긴다) △리추얼의 힘(매일 반복하는 의식이 있어야 성공한다) △레프리의 힘(심판으로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일이 진행된다) △포모도로의 힘(집중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몰스킨의 힘(적어야 실행한다)이다. 도구에는 우열이 없다. 편한 것을 골라 사용하면 된다. 중요한 건 지금 시작하라는 것. 우선 3주가 목표다. 그러고 나서 3개월, 6개월, 1년이다.

3. 관계 =친구는 꼭 있어야 한다. 많을 필요는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 같은 물리적 자원, 그리고 관심과 애정이라는 감정 자원도 매우 제한적이므로. 마음의 평화를 주고, 때로는 거울 역할을 해주는 진정한 친구만큼이나 그냥 ‘아는 사람’도 소중하다.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의 ‘약한 연대의 강력한 힘’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새 직장을 구한 사람들 중 ‘자주’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일자리 정보를 얻은 경우는 16.7%에 불과했다. 지금 당장 휴대전화 속 연락처 리스트에서 1년 동안 한 번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사람 셋을 찾아내 전화하자. 그저 ‘당신이 생각났다’고.

4. 배드뉴스 =호사다마(好事多魔). 누구나 굴곡이 있다. 굿 뉴스(성공)와 배드 뉴스(실패)가 번갈아 나타난다. 둘 다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는다. 굿 뉴스에는 감사하면 된다. 1년에 한 번 하루나 이틀 정도 일정을 비워 놓고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카드를 쓰거나 마음을 전하자. 관건은 배드 뉴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책은 세 가지 팁을 준다. △부정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한 후 △신뢰할 수 있는 이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것. 서바이벌 키트에는 이렇게 자신이 직접 맞서 해결해야 했던 배드 뉴스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5. 역사 =과거가 아닌 미래를 돌아보라. 이른바 ‘퓨처 메모리 북’이다. 2025년을 떠올려 보자. 10년 후의 내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거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 10가지를 적어 보자. 1인 주식회사 만들기, 책 쓰기, 나만의 도서관 갖기, 평생 사랑할 사람 찾기 등 10년 뒤에 회상하면 기분이 좋아질 장면들이다. 퓨처 메모리 북을 알차게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 돌아보는 나와 전문가의 객관적인 처방을 통해 돌아보는 나,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하고, 이왕이면 일상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다.

6. 균형=삶의 GPS(Go, Play, Stop)를 만들어라. 균형이 잡힌다. 마지막 서바이벌 키트다. 고(Go)는 직장에서의 일이다. 대충 하는 일이 아니라 완전히 미쳐서 하는 일. 저자는 이 ‘고’를 가능하면 40대 초반까지 경험하라고 권한다. 플레이(Play)는 말 그대로 노는 거다. 주말이나 휴가에 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즐기는 놀이, 취미를 뜻한다. 때로 제2의 직업이 되기도 한다. 스톱(Stop)은 머리를 비우며 쉬는 것. 다시 채우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다. 마치 빌 게이츠가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 은둔하며 ‘생각 주간’을 갖는 것처럼.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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