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알엔에이(miRNA)’ 연구로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김빛내리(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miRNA를 만드는 물질인 단백질 복합체(드로셔-DGCR8)의 구성과 기능을 밝혀냈다.

29일 연구팀에 따르면 일명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불리는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가 1개의 드로셔 분자와 2개의 DGCR8 분자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로셔는 miRNA의 재료가 되는 물질(miRNA 1차 전구체)의 하단 부분을 인식한 뒤 절단할 위치를 찾아 자르는 재단사 역할을 수행하며, 파트너인 DGCR8은 상단 부분을 인식해 드로셔가 정확한 절단 부위를 찾도록 도와주는 조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miRNA는 21∼23개의 염기로 구성된 매우 작은 RNA로, 전령 RNA와 결합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분화와 성장, 사멸 활동에 질서를 부여하는 ‘세포 내의 경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miRNA의 생성과 작동에 이상이 생기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저널 ‘셀(Cell)’ 28일자(현지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 단장은 “앞으로 miRNA를 활용해 암이나 유전 질환 등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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