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등 자체 내부 감사… 블라터 딸 “배후에 누군가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국제축구연맹(FIFA) 뇌물수수와 돈세탁 비리 혐의의 몸통을 파헤치기 위해 영국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연임으로 세계 축구계에서 ‘블라터 왕국’ 방어에 일단 성공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FIFA 회장이 수사의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FIFA 비리를 수사 중인 FBI와 연방 국세청(IRS)은 미국과 영국의 은행들을 상대로 국제축구경기 행사 및 비리 혐의 인사와 관련된 수상한 자금 거래, 뇌물수수, 돈세탁 등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영국의 BBC 방송도 “바클레이즈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영국의 대형 은행 두 곳이 FIFA 비리의 뇌물수수 자금 유입 경위 파악을 위한 자체적인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두 은행은 지난 5월 27일 미국 법무부가 FIFA 전·현직 간부 9명을 기소하면서 뇌물전달 통로로 이용됐다고 지적한 금융기관들이다.

바클레이즈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하다. HSBC은행도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JP모건과 씨티은행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31일 “현재까지 FIFA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은행은 아직 없지만 미국 수사당국은 이들 금융기관이 뇌물로 건네받은 자금의 세탁 과정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는 사실상 블라터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리처드 웨버 IRS 범죄수사국장은 30일 “추가 기소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축구계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수사당국의 발표로 전 세계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범죄행위에 연루된 사람이나 단체가 더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웨버 국장의 이 같은 언급은 블라터 회장의 5선 연임 성공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 주변에서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블라터 회장의 딸인 코린 블라터는 BBC에 “미국인들과 영국인들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막후에 누군가 분명히 있다”며 “그들이 아버지를 끌어내리려 애썼고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그랬다”고 31일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모든 소득은 일을 해서 번 돈이고 그는 매우 열심히 일한 회장이었다”면서 “2∼3주 지나면 다른 소식이 톱 기사가 될 것이고, 그는 정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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