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법정진술 구인 안해 “법조문만 지나친 해석” 지적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수사에 들어간 경찰이 적법한 범인식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모(32)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윤 씨는 2013년 7월 집에 가던 중학생 A 양을 따라가 집 앞에서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며 “너희 집 알았으니 다음에 또 보자”고 말한 혐의를 받았다. 윤 씨는 2013년 5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에 경찰 조사가 이뤄졌지만 윤 씨는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담당 경찰관은 A 양의 진술을 토대로 윤 씨의 운전면허증 사진 한 장만 제시했고, A 양은 윤 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수사가 마무리됐다. 범죄 수사의 경우 목격자의 기억력의 한계나 부정확성을 이유로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여러 명의 용의자 사진을 제시해야 하지만 경찰은 이러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1심은 A 양에게 수차례 증인 출석을 부탁했지만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하자, 피해자의 나이와 피해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법정 진술을 위해 구인절차까지 거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적법한 범인식별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경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징역 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 양이 증인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고,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찰 진술 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윤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결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서는 “2차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법원이 10대 소녀의 증인 출석을 강요하는 것은 법조문만 지나치게 해석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불명확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경우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모(32)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윤 씨는 2013년 7월 집에 가던 중학생 A 양을 따라가 집 앞에서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며 “너희 집 알았으니 다음에 또 보자”고 말한 혐의를 받았다. 윤 씨는 2013년 5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에 경찰 조사가 이뤄졌지만 윤 씨는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담당 경찰관은 A 양의 진술을 토대로 윤 씨의 운전면허증 사진 한 장만 제시했고, A 양은 윤 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수사가 마무리됐다. 범죄 수사의 경우 목격자의 기억력의 한계나 부정확성을 이유로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여러 명의 용의자 사진을 제시해야 하지만 경찰은 이러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1심은 A 양에게 수차례 증인 출석을 부탁했지만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하자, 피해자의 나이와 피해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법정 진술을 위해 구인절차까지 거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적법한 범인식별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경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징역 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 양이 증인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고,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찰 진술 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윤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결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서는 “2차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법원이 10대 소녀의 증인 출석을 강요하는 것은 법조문만 지나치게 해석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불명확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경우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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