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장서 어제 오후 9시 전복 “회오리 바람 불어 배 뒤집혀”… 구조된 선장·기장 상황 진술
노인 단체 관광객 대거 탑승… 시진핑, 리커창 등 현장파견


중국 중부 창장(長江)에서 458명을 태운 호화 여객선이 1일 밤 침몰했다. 2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현장에서 확인된 구조자는 8명으로 침몰 여객선에는 노인 단체 관광객들이 대거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일 아침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마카이(馬凱) 부총리 등 국무원 책임자들을 즉시 파견해 현지 구조작업을 통솔하고 수색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신화(新華)통신은 1일 오후 9시 28분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충칭(重慶)으로 향하던 호화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가 창장 중류인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부두와 4㎞ 떨어진 구간을 지나던 중 전복되면서 침몰했다고 2일 아침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창장 해사국을 인용해 둥팡즈싱호에는 탑승객 406명, 여행사 직원 5명, 선원 47명 등 총 458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초기 확인됐으며 현장에서 선장을 포함해 8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 언론은 20여 명 혹은 30여 명이 구조됐다고 보도하는 등 구조 인원에 대한 보도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런민왕(人民網)은 현지 후베이르바오(湖北日報)의 웨이보(微博)를 인용해 창장 해사국 관계자에 따르면 승객 중 대다수는 상하이(上海)의 한 여행사가 조직한 ‘석양홍’이라는 노년 단체 관광 프로그램으로 온 여행객들로 이들의 연령대는 50대에서 80대 사이라고 전했다.

구조된 선장과 기관장은 침몰 당시의 상황에 대해 “회오리바람이 불면서 배가 뒤집혔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지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이 지역에는 150㎜가 넘는 비가 내렸다고 CCTV는 중국 기상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후베이르바오가 전한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탑승객들은 대부분 휴식을 취하던 상황으로 구조신호도 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 중국 해사국 직원 및 공안, 무장경찰, 교통경찰과 의료진 등이 도착했지만 현장은 2일 아침까지도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어 수색 및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배가 이미 강 밑에 가라앉아 구조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창장상바오(長江商報)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 주석은 2일 아침 곧바로 국무원 최고 지도자인 리 총리를 비롯해 마 부총리 등 고위급 책임인원을 파견해 “인명 구출에 전력을 다해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라”고 지시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 총리와 마 부총리 등 국무원 고위 지도자들은 이에 따라 이날 아침 곧바로 젠리현으로 출발했다. 사고가 난 둥팡즈싱호는 호화유람선에 속하며 중국 교통부로부터 ‘부급(部級)문명선’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 선박은 지난 1967년 설립된 충칭완저우(重慶萬州)선박회사 소속으로 이 회사는 산샤(三峽) 등 창장 여행코스를 운행하는 선박을 주로 운영해 왔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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