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증 4200만장 16년만에 ‘전수 교체’ 추진

행자부, 이달안 갱신안 수립 최근 사진 게재·보안성 강화… 번호체계 유지·IC칩은 보류

정부가 보안성 강화 등을 위해 만 17세 이상 국민이 보유한 주민등록증 전체를 새로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체 규모는 약 4200만 장이다.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증을 일제 갱신하는 방안을 이르면 이달 안으로 수립하고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만일 정부의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이 실제로 이뤄지면 16년 만이다.

지난 1999년 일제히 발급한 주민등록증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기재사항이 흐릿해지는 등 전반적으로 훼손이 심해졌고, 청소년들이 주류·담배 구입 목적으로 손쉽게 위·변조를 할 수 있는 등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민등록증 속의 사진과 현재 모습이 많이 달라져 주민등록증으로 본인 확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늘었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최근 사진을 담고 보안성을 높인 주민등록증으로 일제히 교체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자주민등록증(IC칩)은 사생활보호 등을 이유로 한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디자인과 재질을 바꾸고 기재사항을 추가하는 선에서 갱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카드3사의 대규모 유출사건으로 인한 주민등록번호 체계 개편 방안은 검토대상에서 빠졌다.

구체적인 교체 시기, 비용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1999년 갱신 때에는 약 460억 원이 들었다. 행자부는 추진 계획이 수립되면 여론과 여건을 고려해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