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死守)한 용사들의 숭고한 호국혼(護國魂)이 영화로 부활했다. 김학순 감독의 영화 ‘연평해전’은 해군 고속정인 참수리 357호 승조원들이 2002년 6월 29일 NLL을 무단 침범해 기습 공격해온 북한 경비정에 맞서 30여 분 교전 끝에 격퇴시킨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 영화는 7년 작업 끝에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전사 장병 유족들을 대상으로 1일 공개됐다. 피를 쏟으면서도 “난 배를 살릴 테니, 넌 가서 사람들을 살려”라고 외치는 병사의 모습 등이 관객을 숙연하게 한다. 또 인터넷 모금과 해군 바자회 등 제작을 뒷받침한 민·군의 정성 역시 의미를 더 깊게 하고 있다.

윤영하 소령, 한상국·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 전사, 19명 부상의 희생 속에 북한군을 퇴각시킨 승전인데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대북 경각심이 흐트러진 데다 월드컵 4강 진출로 들뜬 분위기까지 겹쳐 ‘잊힌 전투’가 됐던 잘못을 이 영화는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2008년에 승전 의미를 담은 ‘제2연평해전’으로 승격하기 전에는 ‘서해교전’으로 불린 것도 마찬가지다. 고(故) 윤 소령의 부친인 윤두호 예비역 해군 대위는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必死卽生)’,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정신을 강조하며 “군인들은 좀 더 군인정신을 굳게 다져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세대가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그만의 소망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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