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시원블루 로즈’.
대선주조 ‘시원블루 로즈’.
“튀어야 소비자들이 기억하고 살아남는다.”

국내 소주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소주 작명, 병 디자인, 홍보모델 선정, 사회공헌 방법까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월 출시된 대선주조의 ‘그리워 예’는 국내 최초의 장례식장 전용 소주다. ‘영원한 그리움에 예(禮)를 더한다’는 뜻으로 검은색 라벨과 병뚜껑을 사용한다.

대선주조의 상표는 시원(C1)으로 ‘클린 넘버1’과 한국말 ‘시원하다’의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또 남미의 마테차와 천연 벌꿀을 첨가했다며 프리미엄 소주로 내놓은 ‘시원블루 로즈’는 다른 소주처럼 원형이 아닌 사각형 병으로 차별화했다. 경남 소주 무학을 부산·울산·경남의 ‘맹주’로 올려놓은 저도수 소주(알코올 함량 16.9%) ‘좋은데이’ 이름은 경상도 사투리가 포함돼 읽기 쉬우면서 친근함을 준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평가하고 있다. 좋은데이는 ‘데이’라는 경상도 사투리와 ‘좋은’이라는 단어를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보해양조의 17.5% 저도주 ‘아홉시반’은 오후 9시 반이 되면 진솔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과 ‘아홉시반’ 소주가 있으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의미가 동시에 내포돼 있다. 아날로그 시계에서 시침과 분침이 가리키는 9시 반은 사람이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라며 보해양조 측은 시각적인 광고에도 활용하고 있다.

대구·경북 소주인 금복주는 지난해 12월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강소라를 홍보모델로 등장시키는 등 신인들을 전격 발탁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금복주는 시장 조사를 통해 깨끗하고 순한 이미지의 신인급 배우 모델을 선정했는데 이들이 뜨면서 소주 매출도 동시에 상승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금복주는 강소라와 자사 제품 브랜드 모두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9년 모델을 한 손담비는 당시 신인에 불과했지만 모델이 된 후 지역에서는 ‘담비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전·충남·세종의 향토 소주업체인 맥키스는 국내 주류업체 가운데 ‘건강’을 앞세워 사회공헌 활동을 벌여 호응을 얻었다. 2006년부터 대전 계족산에 14.5㎞ 길이의 맨발 걷기가 가능한 황톳길을 조성하고 매년 ‘맨발 축제’와 ‘숲속 음악회’를 개최해 전국적인 걷기 명소로 만들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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