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공기 전파 주의해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파력이 낮다는 세계 학계 보고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정부가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분석 중이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첫 환자에서 검출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분석하고 있으며, 해외 기관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검체를 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정부는 변종 바이러스 연구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네덜란드의 에라스뮈스 연구소에 메르스 변이 가능성에 대한 실험분석을 의뢰키로 했고, 추가로 공공적인 성격을 지닌 미국 CDC에도 보내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 외에도 국내 2곳의 연구소에 보내 바이러스 변종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기존 중동의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한 사람이 전파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0.6∼0.8명인 것으로 보고됐지만, 국내의 경우 첫 환자가 현재까지 29명의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전적 변이를 통해 강한 전파력을 가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는 공기 전파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감염병 발생 상황과 대응 상황을 발표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에어로졸(미세입자)이 발생하는 메르스 치료과정에서 반드시 공기 매개에 대한 주의(airborne precautions)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르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비말(飛沫·작은 침방울)’을 손으로 닦는 과정에서 묻은 바이러스로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변종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게 보고 있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1명이 12명 이상에게 전파한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은 폐쇄돼 있는 의료기관에 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에게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WHO의 감염병 전문가인 피터 벤 엠바렉 박사도 미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경우) 한국과 비슷하게 감염자에게 노출된 경우라도 환자가 수백 명 발병하지는 않았다”며 “(한국에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엠바렉 박사는 “이른바 슈퍼전파로 불리는 이번 상황은 병원 내 감염 통제 실패라고 볼 수 있다”며 “첫 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3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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