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의사 “朴, 참석자 모두 감염될 것 처럼 국민 불안 조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인 의사가 지난 5월 30일 시민 1565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L타워 7층 그랜드홀 앞 복도의 5일 모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인 의사가 지난 5월 30일 시민 1565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L타워 7층 그랜드홀 앞 복도의 5일 모습.

- 朴시장 발표 내용 진실공방

정부 “불필요한 우려 유감… 신중한 위험도 판단 필요”

행사현장에 인파 몰렸지만 30분간 1500명 접촉 의문

재건축 조합 참석 조합원 “예상보다 많은 사람 몰려 미어터질 정도로 많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35번째 감염자가 1500여 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는데도 정부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준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박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장관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 “특정 모임 참석자 전원을 감염위험자로 공개 발표하기 전에 개인의 보호를 위해 보다 위험도 판단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문 장관은 또 35번째 환자에 대해 복지부로부터 어떤 정보도 공유받지 못했다는 박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지난 5월 31일 의심환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를 신속히 실행하고 이 정보를 공유했으며 서울시와 접촉자 관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35번째 환자인 의사 A 씨도 박 시장이 거짓말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A 씨는 5월 29일부터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이후 이틀 간 병원 근무는 물론 대형 행사까지 참석하며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메르스 의심환자와 접촉한 날이 5월 27일인데 잠복기 없이 그 다음 날부터 기침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증세가 나타나기 전 잠복기에는 전파력이 없음에도 박 시장이 나와 함께 총회에 참석한 사람 모두가 메르스에 걸릴 것처럼 확정지어 국민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시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에 따르면 총회 장소에는 다수 사람들이 몰려 있었던 만큼, 박 시장의 발표가 알려진 뒤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총회에 참석했던 한 조합원은 당시 행사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밀집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 B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5월 30일 행사장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면서 “총회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바깥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총회를 하면 전체 조합원(5400명)의 10%만 참석하는데 이날은 사업시행 변경과 관련된 투표가 예정된 자리여서 전체의 20%가 참여해야 했다”면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총회장은 미어터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부분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같이 말을 섞거나 하는 사람들은 없었고 아직 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기 전인 탓인지 마스크를 쓴 사람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B 씨를 포함해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조합원들은 박 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한 4일 밤 서울시, 강남구, 복지부로부터 총회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B 씨는 “전화를 받고부터 불안해서 잠을 못 잔다”면서 “CCTV 분석을 통해 A 씨의 동선을 하루빨리 파악해서 어떤 조치든 취해줬으면 한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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