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감염 안된다는 당국
과학적 상식과 차이 있어
방역대책 수준 더 높여야”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을 최초로 제기했던 생명과학자들의 커뮤니티 ‘브릭(BRIC)’이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대처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전파 경로, 치료 방법 등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부가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방역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일 브릭에서는 메르스에 대한 별도의 커뮤니티 게시판이 만들어져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며, 특히 ‘공기 감염’을 놓고 열띤 의견이 개진 중이다. 아이디 ‘나나**’는 “현재 발견된 가장 큰 종류의 미미바이러스가 40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인데, 코로나바이러스는 80∼200㎚로 생명과학 학술지에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과사전에도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전파가 된다고 버젓이 나와 있는데 (정부는) 왜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를 얘기하며 그보다 더 크니 공기 전파가 안 된다고 단언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즉 메르스의 바이러스 종류인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아이디 ‘브릭**’은 “공기 감염과 3차 감염에 대해서는 정부가 단어 정의를 조금 다르게 해, 브릭 사용자들이 과학 상식으로 생각하는 공기 감염 및 3차 감염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정부에서는 단거리에서 재채기로 인한 침과 같은 매개체를 가지고 이동하는 바이러스 전파에 대해서는 공기 감염으로 여기지 않고 비말(飛沫) 감염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방역당국도 “비말 감염은 바이러스가 2m 이내의 근접 거리의 공기 안에서 떠 있다가 가라앉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먼 곳까지 떠다니다가 감염되는 공기 전파가 아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생명과학자 ‘김**’은 ‘메르스 확진환자에게 엉터리 치료를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라는 글을 통해 “3일 오전에 전문가 토론회에서 현재 정부가 확진자에게 인터페론·리바비린(항바이러스제)을 병합 투여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서 메르스 환자를 대상으로도 복합처방을 한 환자 다섯 명에게 실시했지만 모두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 치료 효과가 썩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홍**’은 “하지만 당시 환자들은 입원 2주 이상이 지난 중증의 상태였기 때문에 이 치료법이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며 “메르스는 치료약이 없어 상황에 맞는 최선의 처방을 할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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